경제부처 수장 화법을 읽으면 정책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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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경제부처 수장들의 각양각색 화법이 화제다.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에서 알쏭달쏭하거나 현란한 수사를 동원한 비유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부처 수장의 화법은 곧 정책의 입안과 시행에 대한 인식과 방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부처 공무원은 물론 시장에서도 관심이 높다.

정치와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두루 발을 담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 이력답게 비유의 달인으로 불린다. 박 장관은 2일 취임식에서부터 화려한 화법을 예고했다.


박 장관은 "우후죽순의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레오니다스가 이끌던 300명의 최정예 전사처럼 테레모필레 협곡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공동목초지 비극'을 막기 위해 나라 곳간의 파수꾼 노릇을 충실히 해야한다" 고 했다. 반값등록금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면서 "연립미분방정식을 푸는 과정"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평상시 책이나 신문,방송 등에서 필요한 내용을 접하면 메모하고 컴퓨터에 저장시켜 필요할때마다 사용한다. 박 장관은 "재정과 관련돼서는 인용할 역사가 굉장히 많다"고 했다. 야구광이기도 한 박 장관은 고용부 장관 시절에는 타구방향을 예측해 선제 대응하는 특급유격수론을 펼치기도 했고 8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는 "야구 경기에서 가장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포수 역할을 자처하겠다"고도 했다.


재정부에서 한 솥밥을 먹고 모두 1차관을 지냈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석동 금융위원장,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등 3인의 화법은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다.


최 장관은 가장 날이 매섭고 공격대상도 다양하다. 업계를 향해서는 "전직이 회계사다. 기름값 원가계산을 해보겠다" "정유사가 성의표시라도 해야된다" "납품단가 후려치는 간부 해고해야"고 했다. 타 부처에 대해서는 "환율로 물가 잡으면 안된다" "배출권거래제 2013년 도입 이르다"고 했다.


유성기업 파업당시 "연봉 7000만원 받는데서 불법파업은 안된다"고 처음 제기했고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인용하기도 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과의 초과이익공유제를 둘러싼 날선 공방(현실적이지 않다. 애추부터 틀린 개념이다. 그만 논의하자)은 그의 전매특허가 됐다.간혹 수위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 최장관은 "관료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반장' '관치(官治)의 화신'으로 불리는 김석동 위원장은 저축은행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도 "금감원 기능 죽이면 금융 미래 없다" "금감원 전체가 무장해제 당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산업은행 금융지주의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 지난달 국회 정무위에서 관치논란이 제기되자 "너무 감정적으로 말씀하시는데 제 명예를 걸고 말한다. 산은에 준다는 보장이 없다"고 받아쳤다.


김동수 공정위장의 경우 "공정위가 물가기관이 아니라는 건 나무만 보고 숲은 못보는 근시안적 논리""물가기관임을 이해못하는 직원 색출해 인사조치하겠다"고 했다. 특히 정유사 담합, 식품업계의 편법인상, 하도급법 시행 등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서는 수 차례에 걸쳐 시장을 향해 공개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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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자세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장점이 있지만 때로는 해명성 발언이나 애매모호한 화법을 구사한다는 지적도 받는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31일에 "금리결정은 앞을 보고 하는 것이다. 그달이나 전달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발언을 대표적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 사태로 불거진 금융기관에 대한 한은의 단독조사권에 대한 요구수위를 높이면서 금융위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복수의 경제부처 공무원들은 "경제부처 수장이라면 자신의 원칙과 소신에 따라 발언의 수위와 화법을 지켜나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어느 화법이든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부처 공무원은 물론 정책의 수혜자인 기업과 국민들과 소통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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