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귀 달린 ATM
[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신용카드가 필요한 A씨. 은행 창구 직원에게 가지 않고 은행업무자동화기기(ATM)앞에 선다. ATM에 여권을 집어넣으면 ATM이 지문을 인식하고 카메라로 A씨의 얼굴을 3차원 영상으로 촬영한다. 그리고는 “직업이 있습니까?, 갚지 못한 대출금은 있으신가요?”라는 간단한 질문 등으로 발권 업무를 진행한다.
ATM의 질문에 거짓으로 답할 수는 없을까? 거짓말 탐지기가 탑재돼 그럴수도 없다.
먼 훗날에나 실현 가능할 법한 일이 현실로 이뤄질 전망이다. 러시아 정보기관 KGB가 애용했을법한 ATM을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SBER Bank)가 시험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음성분석 기술은 스피치테크놀로지센터(SPC)가 개발했다. SPC는 러시아 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FSB)을 최대 고객으로 두고 있다.
드미트리 디모프스키 SPC 이사는 “시험중인 ATM 체계는 러시아사법당국이 경찰조사 중 거짓말을 한 진술자들의 녹취록을 모아놓은 데이터베이스를 참고로 해서 제작했다”고 밝혔다.
스베르방크는 ATM을 대형상품점과 은행지점에 설치할 계획이지만 아직 확실한 출시일정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술전문가들은 스베르방크가 ATM을 설치하면 은행부부문에서 세계 최초로 음성분석 시스템을 적용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인들은 그러나 이와 같은 ATM사용이 일반화되면 러시아 정부가 국민을 감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스베르방크 경영진들은 러시아 사생활법을 충실히 지킬것이라고 밝혔다.
ATM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불안함 등 감정 변화를 탐지한다. 따라서 SPC는 감정 변화를 탐지하기 위해 때로 신용정보와 관련이 없는 질문들도 준비해 사용자들이 당황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나만 몰랐네, 빨리 부모님 알려드려야지"…통신비...
빅터 오로프스키 스베르방크 부사장은 “은행측도 이 기술을 100% 믿지 않고 예를 들어 은행 고객이 ATM이 하는 질문에 짜증날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음성 분석 기술이 신용거래 조회보다는 사용자의 사생활을 덜 침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단지 고객이 진실을 말하는 건지 알고 싶을 뿐”이라면서 “불안해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