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적이 없었는데 네 분이 도무지 헷갈리네요. 사형제는 모자도 모두 흰색을 쓰시고 안경까지 모두 쓰셨어요. 한두 홀을 클럽도 잘못 가져다 드리고 스코어도 바꿔 쓰는 바람에 빨리 고객님 성함을 외우기로 했습니다.
전반 나인홀이 끝나고 식사를 하러 들어가신 동안 저는 또 놀림감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클럽을 외우고 성함도 다시 외웠죠. 이제 이동해야 할 시간,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고객님이 나오시질 않네요. 앞 팀도 세컨드 샷 지점으로 이동 중인데 말이죠. 그늘집에 들어가서 아무리 둘러 봐도 고객님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고객님을 애타게 찾는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한나씨, 뭐 먹었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전 속으로 '우리 고객님이 아니잖아. 어떻게 내 이름을 아셨지?'라고 생각하며 잠깐 뜸을 들인 후에 "아~~네…"라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 웃음이 터져나와버렸지 뭐예요.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