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C업계, 아이패드 대처방안 놓고 고심중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아이패드에 맞서자니 너무 벅찬 상대고, 피해가자니 노트북 시장이 위기다. 진퇴양난에 처한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이 태블릿 시장의 ‘본좌’ 애플 ‘아이패드’를 꺾을 묘수를 찾기 위해 고심중이다.
인텔, 엔비디아, AMD, ARM 등 주요 칩셋 제조사들은 모바일 기기 시장을 겨냥해 더욱 강력하면서도 배터리 소모율이 낮은 차세대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편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에 맞서 새로운 독자적 운영체제 ‘크롬(Chrome)’을 발표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같은 추세는 세계 PC제조사들의 대응전략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더 저렴한 가격과 더 멋진 디자인의 태블릿으로 정면 승부하는 것, 또 하나는 노트북 시장 수요를 다시 자극하는 방안이다.
이미 주요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태블릿을 시장에 출시한 상태다. 삼성의 갤럭시탭 시리즈를 비롯해 모토로라 ‘줌(Xoom)’ 등이 시판중이며 넷북·노트북 시장의 강자 에이서와 아수스는 각각 아이코니아(Iconia), Eee패드 트랜스포머(Transformer) 등을 내놓았다. 이들 제품은 비교적 괜찮은 판매를 기록했지만 아이패드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처음 등장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아이패드는 태블릿 시장을 사실상 석권했다. 4월 리서치업체 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델·모토로라·삼성 등의 제품이 미국 태블릿 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하는 데 그친 반면 아이패드는 8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경쟁사들이 사실상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체들이 어떻게든 애플의 독주를 깨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전통적인 데스크톱·노크북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기에 날로 커지고 있는 태블릿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리서치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데스크톱·노트북 PC 판매량은 8130만대로 전년동기 8160만대를 소폭 밑돌았다. 특히 태블릿의 약진에 가장 크게 밀릴 수밖에 없는 노트북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가 2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태블릿의 등장으로 기존의 노트북PC는 앞으로 2년 안에 완전히 개념이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폴 오텔리니 인텔CEO는 “앞으로 노트북은 더욱 부담없는 가격의 소비자가전제품이 되어야 한다”면서 “더욱 휴대성·지속성이 강조되고 더 앏으면서도 더욱 고성능의 제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트라씬(Ultra-Thin) 제품의 대표격인 애플의 ‘맥북 에어’가 이미 이같은 개념변화를 선도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 태블릿’이라는 중간적 성격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아수스의 Eee패드 트랜스포머가 대표적인 제품으로 태블릿을 착탈식 키보드 독(Dock)에 붙여 노트북처럼 쓸 수 있다.
반면 에이서는 태블릿보다 노트북에 더 기회가 많다고 보고 있다. 올리버 아렌스 에이서차이나 대표는 “노트북은 콘텐츠 생산의 기반, 태블릿은 콘텐츠 소비의 기반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소비자들은 새로운 칩셋과 소프트웨어의 등장에 따라 노트북을 평균 18개월마다 한번 꼴로 교체해 왔지만 태블릿도 이와 같을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다른 업체들이 태블릿의 운영체계로 스마트폰용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안드로이드 OS는 태블릿 소비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지 못하다”면서 부정적으로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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