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울 절반에 달하는 쑤저우 공업단지 내 'LCD 클러스터' 조성..SESL 과 시너기 기대

[쑤저우(중국)=박성호 기자]‘계절의 여왕 5월’이 왕위를 내놓기 아쉬운 듯, 옥빛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로 목덜미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혀주는 서늘한 바람을 선사하던 30일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市).


쑤저우는 중국 상하이에서 서쪽으로 약 1시간 30분을 차로 달려 도착한 중국의 대표적인 고도(古都)이자 산업단지가 위치한 곳이다.

여기에 10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된 쑤저우공업원구는 면적만 무려 서울(약 600㎢)의 절반인 288㎢에 달하니 그 규모를 과히 가늠해 볼 만하다.

중국 삼성전자쑤저우LCD법인(SESL) 전경.

중국 삼성전자쑤저우LCD법인(SESL)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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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CD사업부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첫 해외생산기지로 선택한 곳이자 외자계 제조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쑤저우 땅을 밟은 것도 삼성전자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TFT-LCD 원판을 생산하는 쑤저우삼성LCD(법인명 SSL) 공장 기공식을 가졌고 이 공장의 본격 양산이 시작되는 2013년 1분기면 쑤저우 진출 10주년을 맞아 명실상부한 중국 최대 규모의 첨단 ‘LCD 클러스터(산업집약지)’를 조성하게 된다.

30일 강완모 SESL법인장이 기자들에게 쑤저우 현지법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0일 강완모 SESL법인장이 기자들에게 쑤저우 현지법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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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기공식에 앞서 오전 근무가 한창이던 오전 10시께 삼성전자 LCD사업부 첫 해외 모듈 제조공장인 SESL(Samsung Electronics Suzhou LCD Co. Ltd.)법인은 5000명의 직원수가 말해주 듯 51만㎡의 부지가 넓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직원들이 공장 곳곳을 분주하게 누볐다.


SESL은 TFT-LCD 원패널을 공급받아 여기에 백라이트유닛(BLU) 등을 부품을 조립해 패널완제품을 만들고 이를 TV나 IT제조업체에 공급한다.


SESL법인은 지난 2002년 중국정부로부터 사업승인을 받고 그 다음해인 2003년 7월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총 51만㎡ 부지에 2개의 모듈동을 가동 중이며 설립초기 약 1000명이던 근무인력이 현재는 5000명에 달한다.


이곳에 진출한 삼성전자 반도체유한공사를 포함, 총 11개 삼성그룹 법인이 공원원구 전체 매출의 29%(2009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 쑤저우 공업원구 내 삼성의 위상은 상당하다.


강완모 SESL법인장은 "중국의 전력난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삼성의 위상을 존중하는 쑤저우공업원구 및 지방정부로부터 협조를 받아 전력사정에 큰 구애없이 24시간 공장가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곳에 LCD 클러스터를 세우기까지는 '비단길'만 걸어온 것이 아니다.


진출 초기 국내의 9분의 1에 불과하던 중국 인건비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전 세계 LCD패널의 공급량 확대에 따라 제조공정 혁신 없이는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게 됐다.


강 법인장은 “작년에만 인건비가 30%, 올해도 약 10% 수준의 인상이 예상되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경영혁신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누계투자 6억2000만달러에 달하고 생산초기부터 누적 생산량이 3억7100만대에 달한다”며 “그동안 지속적인 공정혁신 작업을 통해 생산량은 확대됐지만 인력은 최대 5600명에서 5000명선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SESL은 컨베이어벨트 방식의 반자동화 설비로 분업화돼 있던 모듈라인에 직원이 한 곳에서 여러 부품을 조립하는 셀(Cell)공정을 도입해 높은 생산성을 달성하면서 순간정지나 고장, 모델변경에 따른 손실(Loss)가 전혀 없는 ‘로스제로’을 구현해 인당 생산수를 종전보다 40%나 향상시켰다.


이 법인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그동안 포장 물류 제조원가 개선, 간이 물류장치 무인화 구현, 설비전문지식 교육, 품질, 설비, 물류의 모니터링 일원화를 달성했다.


강 법인장은 “생산성 혁신활동으로 2003년 가동 이후 2008년 생산 누적 1억대, 2009년에 2억대로 매년 1억대 가량 증가하고 있다”며 “창조적 혁신 자세로 원류단계에서부터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쑤저우LCD법인(SESL)에서 현지직원들이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쑤저우LCD법인(SESL)에서 현지직원들이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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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혁신활동과 더불어,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쑤저우공업원구에서 ‘현지화의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은 문화적 차이 극복을 위한 현지인들과의 적극적인 소통활동에 있다.


SELS 법인은 ‘한 마음·한 가족·한 방향’을 법인 경영철학으로 정하고 매년 ‘좋은 일터 만들기(Good Work Place)’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GWP지수로도 측정이 되는데 이 법인 지수는 90점을 넘는다.


매년 봄, 가을에 정기축제를 열고 모범사원 부모 초청하는 가 하면 사내 합창단과 축구단 등 25개의 동호회에서 1400여명의 임직원이 취미활동을 즐기고 있다.


설비기술 2그룹에서 근무중인 쉬민씨는 “근무 후 인근 체육관에서 동호회 활동의 일환으로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며 “SESL에서 한국문화를 많이 접하게 되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기업 내부 뿐 아니라 SESL법인은 지역경제활성화에도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수입 7조5000억원, 수출 7조3000억원으로 중국내 납부하는 세금이 지난 5년간 약 600억원 수준이었고 작년에만 300억원을 납부했다. 또 백라이트 등의 주요 핵심부품업체들과 함께 동반진출하면서 2003년 2개에 불과하던 협력업체가 현재는 79개(한국업체 40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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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L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베스트 컴퍼니(Best Company) 육성’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동화광전 양설롱 대리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너무 뿌듯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강 법인장은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가진 곳이 중국이지만 동시에 소리없이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SSL법인과의 시너지 극대화로 초일류 LCD 제조경쟁력 확보, 2위 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격차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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