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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남들의 순정으로 웃겨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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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MBC 토 오후 6시 30분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싸움 구경과 불구경이라고들 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남의 짝사랑 구경’이지 않을까. 인터넷 게시판에 연애 상담이 올라오면 댓글이 주루룩 달리고, 그것이 짝사랑이라면 사람들의 감정이입은 더욱 거세진다. MBC <무한도전>의 ‘연애조작단 특집’이 모태로 삼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 많은 관객이 호응을 보낸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차마 하지 못한 고백’과 이를 도와주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시청자는 쉽게 공감하고 몰입한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그 세계가 끝나는 영화가 아닌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연애조작단’의 의뢰인은 물론 그들의 짝사랑 대상자들은 브라운관 밖의 삶이 엄연히 존재하는 일반인이다. 여기서 <무한도전>의 예능적 어려움이 발생했다. 케이블TV처럼 철저히 관음증적 시선으로 폭주할 수 없기에 멤버들은 이를 의뢰인의 사연을 경청하고 진심으로 도우려는 태도, 그리고 허술한 작전과 의뢰인이 아닌 자신들의 연애사를 소재로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돌파하려 했다. 하지만 방송 동의를 받았다는 자막에도 불구하고 ‘미인’, ‘훈남’이라는 긍정적인 표현일지언정, 대상자들의 외모에 대한 평가와 그들의 감정에 대한 추측이 여과 없이 중계되는 걸 보고 마냥 웃기엔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웃음을 유발하기에 타인, 그것도 일반인의 순정은 어려운 소재다. 가장 사적인 영역이기에 그만큼 신중하게 다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싸움 구경, 불구경이 재미있을지언정 웃으면서 볼 수 없는 광경인 것과 마찬가지로 일반인의 진짜 순정을 지켜봐야 했던 ‘연애조작단 특집’은 마음 편히 웃을 수 없는 어려운 예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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