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긴축정책 강화시 경기 경착륙"
매주 '금융시장 동향' 발표 속내는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금융감독원이 23일 긴축정책이 강화되면 경기가 경착륙하고,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자본유출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린 금감원 거시감독국장은 이날 처음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해외자본 유입, 국내신용 증가 등으로 야기된 신흥국의 자산버블이 긴축정책 강화 등으로 붕괴할 경우 경기 경착륙이 우려된다"며 "과잉유동성 축소와 과도한 레버리지 방지에 대한 정책당국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 등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금리차가 줄어 국제 자본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인플레이션 기조에 대해서도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국제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그리스 채무조정 우려로 인해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 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김 국장은 "4월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 등으로 재정위기 불안감이 확산된 것처럼 유럽 재정위기는 간헐적으로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런 분석은 주로 국내 경제 위주로 금융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한은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한은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국제유가 불안, 유로지역 재정문제 등이 성장의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데 그쳤지만, 금감원은 좀 더 글로벌 금융시장에 내재한 리스크 측면에 집중한 것.
김 국장은 "한은은 국내요인을 더욱 구체적으로 본 것이고, 우리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을 좀 더 보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발표한 목적에 대해서도 "감독당국의 거시 부문에 대한 금융시장 정보를 함께 공유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에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갑자기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단순 정보공유 차원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금감원이 임직원 비리 등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자, 나름대로 거시감독 부문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은에 단독조사권을 부여하는 '한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은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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