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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거짓말을 해봐>, 사랑하기엔 너무 민폐인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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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거짓말을 해봐> 3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5급 공무원에 엄마는 돌아가셨지만 그리 부족함 없는 가정 형편에서 자라났으며, 나이는 스물여덟. 누군가는 아정(윤은혜)이 결혼에 집착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그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사회는 성공한 범주의 삶을 살기 위한 최종적인 골인 지점을 결혼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결혼하고 싶은 게 아니야. 결혼한 여자가 되고 싶은 거야, 지금 당장”이라는 아정의 대사 속에는 아정이 하고 싶은 말이 전부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정은 불편할 정도로 현실적인 욕망을 가진 여성으로서 꽤 신선한 캐릭터의 여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캔디가 될 이유도, 신데렐라가 될 이유도 없지만 사회적으로 요구받는 외적 조건의 충족을 꿈꾸며 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주인공이라니, 본 적이 없는 캐릭터가 아닌가. 하지만 그런 아정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고 여러 가지 이유들로 포장해 면죄부를 주려고 하면서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이야기와 캐릭터는 꼬여가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아정이 기준(강지환)과 계약 결혼의 상태라도 유지하고 싶은 이유는 지금까지의 거짓말이 어차피 수습이 안 되서, 그리고 첫사랑을 빼앗아간 소란(홍수현)에 대한 복수심 때문이다. 이런 유치한 심리 상태의 아정을 포장하기 위해서 소란은 아정보다 더 유치하고 비호감인 존재여야 한다. 아정이 아무런 대책 없이 ‘결혼한 여자’가 되기 위해 억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다 함께 아정과 장단을 맞추느라 한 없이 유치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 잘 해보려다 끼치는 민폐도 불편한데,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개인의 자존심과 지극히 사적인 이유로 전 방위적으로 끼치는 아정의 있는 민폐를 그나마도 잘 견디고 있는 기준의 참을성이 놀라울 정도다. 공무원이라더니 일도 안 하고 진상 손님 짓을 하며 생떼를 쓰는 여자. 이런 아정의 어떤 면을 보고, 기준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인가. 3회 만에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 대해서 궁금한 것은 이 정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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