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리더에게 결정은 운명이다/ 마이클 유심 지음 / 양병찬 옮김 / 페이퍼로드 / 1만9800원


백두산도 들판으로 만들어버리는 게 군대의 '별' 이다. 기자 역시 군 복무시절 한겨울에 그런 비슷한 걸 봤다. 당시 '원스타'가 무슨 생각에선지 "부대 내 도로에 코스모스를 튀우라"고 했다. 눈이 수북이 쌓인 겨울에 꽃을 피우긴 어렵다고 주위에서 말렸지만, 원스타는 격노하면서 "난 코스모스가 보고 싶단 말이야!"하고 지시했다. 부사관들과 병사들은 이런 이상한 지시에도 매일 물을 끓여 눈밭에 뿌리면서 코스모스를 꽃 피우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다들 생각했다. "전쟁나면 지겠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인 저자는 "대장의 말은 항상 옳았다"는 과거 경험에 비춰 팀원과 리더의 신뢰가 형성된다고 지적한다. 만약 리더가 실수나 이상한 의사결정을 반복하면 자격을 의심받는다. 그리고 팀원의 협동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 리더십의 위기가 폭발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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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8월 4일 대형 산불 진화작업에 투입된 산악 소방대장 와그너 닷지와 다른 15명의 팀원 사이에도 그런 일이 벌어졌다. 걷잡을 수 없을만큼 번진 산불 속에서 팀원을 구하기 위한 방법을 닷지가 제시했지만 다들 거부하는 바람에 결국 13명이 사망했다. 이는 팀원들 마음 속에 "대장이 미쳤다"는 의혹이 누적돼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보기에 닷지는 팀원을 내팽겨쳐 두고 혼자 움직이고, 소방대원의 상징인 도끼를 버리라고 한 인물이었다. 팀원들을 먼저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려는 닷지의 배려에서 나온 행동들이었지만, 그런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하지 않는 바람에 생긴 오해였다. 저자는 "의사결정에서 실수를 연발한 리더는 자격을 의심받을 각오를 해야한다"며 "부하들에게 자기 입장을 설명하라"고 충고한다.

매끄러운 번역과 명료한 메시지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며 그 '스타'가 올해는 몇 송이의 코스모스를 피우게 했을지 궁금했다. 확실한 건 꽃의 개수만큼 부하들의 신뢰는 무너졌다는 것이다.

[BOOK] 리더에게 결정은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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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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