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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의 책 19편]"인습과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변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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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 동국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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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43년 전인 1968년, 동국대학교 법학과에 한 학생이 입학했습니다. 전체 수석을 차지한 그는 동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법관으로 봉직한 후 모교에 돌아와 봉사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지난 2월 그 학생이 마침내 약속을 지켜냈습니다. 지난해 2월 22일 취임한 김희옥 동국대 제17대 총장의 이야기입니다. 김 총장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근무하다 이날 4년 임기의 총장으로 취임했습니다. 도타운 불교 신자로도 알려진 김 총장이 추천한 책은 바로 '지금 경계선에서(Watchman's Rattle)'. 이 책을 통해 김 총장은 인습이나 고정관념에 맞서면서 항상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학생들에게 주문했습니다. < 편집자 주 >
[총장님의 책 19편]"인습과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변화를 위해"
김희옥 동국대학교 총장이 말하는 책 "지금 경계선에서"

이 책은 문명의 극한, 통찰의 한계, 지식의 교착에 맞닥뜨린 현재의 문명 시스템을 진단하고 과거 화려했던 문명의 붕괴를 살펴본다. 문명사회가 악순환을 반복하는 모습을 분석하면서 인간들이 축적한 '오래된 믿음의 장벽'이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 인류는 왜 더 이상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가?'라는 거대한 문제를 던지면서 현대의 문명 시스템이 왜 이런 한계 상태에 도달한 것인지 분석해내는 것이다.

이 책은 이 같은 얘기 자체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반대방향에서도 이 책의 가치를 비춰볼 수 있다. 뛰어난 개인들이 '오래된 믿음의 장벽(슈퍼밈)'을 어떻게 넘어서면서 인류를 위한 업적을 남겼는가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신용자 소액대출을 창시한 방글라데시의 경제학자 무하마드 유누스. 그는 소액금융 제도를 발전시키고 대중화했다는 공로로 지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자신이 30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곳곳에 불합리한 장애물이 가로놓인 험난한 길을 지나왔다고 밝혔다.
그라민 은행을 성공시키기 위해 그는 책의 저자가 말하는 5가지의 슈퍼밈(사회에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만연해서 다른 모든 믿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거나 억압을 가하는 모든 종류의 믿음, 생각, 행동)을 극복해 냈다. 그는 담보 잡힐 자신이 없으면 빌려간 돈을 갚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오래된 믿음을 이겨냈다.

그는 은행가들의 대대적인 반대(불합리한 반대)를 넘어섰고 가난의 책임은 가난한 이들에게 있을 뿐이라는 인식(책임의 개인화)을 지워냈다. 또 가난한 이들의 대출금 상환 실적은 형편없다는 데이터, 즉 '거짓 상관관계'를 물리쳤고 금융기관과 지역사회의 목표를 따로 설정하는 '사일로식 사고'를 버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수익보다 사람을 우선시하는 '극단의 경제학' 역시 극복해 냈다.

반대와 오해를 이겨내고 혁신을 이룩하려는 30년의 노력이 무려 97퍼센트의 상환율을 기록하는 그라민 은행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라민 은행의 성공으로 세계적으로 7000개가 넘는 소액금융기관이 약 1600만명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손길을 뻗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런 사실은 학생 개개인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엄격하게 검증해보고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이겨내면서 '경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이 가지는 필요성과 가능성이다. 저자가 말하는 5개의 슈퍼밈의 개념은 개인들이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서 극복해내야 할 것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동국대학교도 마찬가지다. 지난 1906년 설립된 동국대는 최근 제2의 건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서울과 경주에만 갇혀있던 틀을 깨고 일산에 바이오메디융합캠퍼스를 건립하는 것이 그 중요한 발걸음이다.

< 동국대학교 총장 김희옥 >

지금 경계선에서(지은이: 레베카 코스타, 옮긴이: 장세현, 출판사: 쌤앤파커스)

지금 경계선에서(지은이: 레베카 코스타, 옮긴이: 장세현, 출판사: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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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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