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배터리' 라오스댐, 올해 말로 결정 유보

인도네시아 지역 매콩강에 건립 예정인 시야부리댐을 두고 인근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4개국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메콩강위원회)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라오스댐 건설을 둘러싼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논의가 '유보'로 일단락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20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19일 열린 메콩강 사야부리 댐(Xayaburi Dam)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에서 결정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사야부리 댐 건설을 주도하는 라오스를 제외한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은 사야부리댐 건설로 인한 잠재적인 환경적 영향과 다방면의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결정을 내렸다. 베트남은 댐 건설로 인한 환경·경제적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10년간 '댐 건설 프로젝트'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인도차이나 지역의 매콩강을 국경으로 인접한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4개국은 메콩강에 35억 달러, 1260MW의 사야부리 댐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이를 에너지 공급원으로 이용해 중국과의 경제 격차를 줄이려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 수요는 이 지역 경제중심인 태국과 베트남의 증가에 힘입어 2015년까지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사야부리 댐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11개의 댐을 추가로 건설해 총 1만3600MW의 에너지를 충당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9개의 댐은 라오스가 나머지 2개는 캄보디아가 건설 예정이다.

특히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추진하던 태국, 베트남 등이 일본의 원전사태 이후 건립에 문제가 생기면서 사야부리 댐에 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졌다.

그러나 메콩강 사야부리 댐을 '동남아시아의 배터리'로 사용하려던 라오스의 계획은 환경파괴와 생계 및 식량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에 부딪쳤다.

메콩강 하류지역에 위치한 캄보디아와 베트남은 사야부리 댐 건설로 생태계가 파괴되면 메콩강 인근 지역 주민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라오스는 "댐 프로젝트 과정은 완벽하고 그것을 연장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WSJ는 "해당 4개국은 댐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발생 가능한 모든 문제를 열어두고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올해 말 이 문제에 대한 회의가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오스 책임자인 비라폰 비라봉은 "라오스는 모든 우려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이 지역 환경론자들 역시 에너지의 필요성을 절실히 알고 있으며, 댐 건설로 인한 수력발전이 석유 연료를 태우는 것보다 더 낫다는 것을 일부 인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환경론자들은 댐 건설이 생태계를 파괴해 향후 다양한 종류의 생선이 사라지고 농·어업 활동 피해가 식량 부족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식량 수요는 2040년까지 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FT는 보고 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