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예멘육군 1기갑사단장인 알리 무흐센 알-아흐마르 소장과 모하메드 알리 무세인 동부지구사령관은 지난주 벌어진 유혈진압에 항의해 시위대 지지를 선언했다. 알-아흐마르 소장은 “청년들의 평화적인 혁명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지지할 것”이라면서 “평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것은 나라를 내전으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알-아흐마르 소장은 살레 대통령과 같은 하시드 부족 출신이며 군부의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여단급 사령관 수 명도 시위대 지지를 선언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시위대가 장기 농성을 벌이로 있는 사나대학 인근 타기르 광장에는 시위에 동조하는 군인들이 탱크와 함께 진주해 시위대를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살레 대통령의 실질적 권력 기반인 군과 하시드 부족이 돌아선 것은 가장 뼈아픈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반정부 시위대 지도부의 모하메드 알 사브리 대변인은 “이는 지난주 벌어진 학살행위에 군도 돌아선 것이며 예멘 민중혁명의 승리 선언”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18일 정부의 진압으로 시위대 50여명이 숨지면서 살레 대통령의 퇴진 요구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미국 CNN은 예멘 정부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살레 대통령과 군부가 야권과 평화적 정권이양을 위한 협상에 나섰으며 ▲살레 대통령이 올해 안에 사임하고 ▲폭력적 시위 진압을 중단하며 ▲시위대 발포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죽거나 다친 시위대의 가족들에게 정부가 보상하며 ▲살레 대통령의 일가가 군과 정부 요직에서 퇴진하는 것을 포함한 헌법 및 선거제도 개혁 추진의 5개 항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그레고리 존슨 예멘문제전문가는 “군 일부의 시위대 지지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면서 “사태의 향방이 이집트처럼 정권의 퇴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도 압박 수위를 높였다. 프랑스는 서방국가 중 처음으로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교장관은 “예멘의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으며 살레 대통령의 퇴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살레 정권의 대테러전쟁 지원으로 우호적인 관계였던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도 태도를 바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예멘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지지한다”면서 살레 대통령 퇴진을 압박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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