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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정국 급반전.. "평화적 정권이양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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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예멘 정부의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으로 내정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위급 군 장성들과 외교관·부족 지도자들이 연이어 정부에 등을 돌리면서 예멘 정국이 급변했다. 철권통치 32년간 최대 위기를 맞은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야권측과 올해 안으로 사임해 평화적으로 정권을 넘기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예멘육군 1기갑사단장인 알리 무흐센 알-아흐마르 소장과 모하메드 알리 무세인 동부지구사령관은 지난주 벌어진 유혈진압에 항의해 시위대 지지를 선언했다. 알-아흐마르 소장은 “청년들의 평화적인 혁명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지지할 것”이라면서 “평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것은 나라를 내전으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유엔 주재·시리아 주재 대사 등 외교관들과 정부 각료 수 명이 사임했고 예멘 내 최고 영향력을 가진 하시드 부족의 세이크 사데크 알-아흐마르도 시위대 지지를 표명했다.

알-아흐마르 소장은 살레 대통령과 같은 하시드 부족 출신이며 군부의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여단급 사령관 수 명도 시위대 지지를 선언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시위대가 장기 농성을 벌이로 있는 사나대학 인근 타기르 광장에는 시위에 동조하는 군인들이 탱크와 함께 진주해 시위대를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살레 대통령의 실질적 권력 기반인 군과 하시드 부족이 돌아선 것은 가장 뼈아픈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반정부 시위대 지도부의 모하메드 알 사브리 대변인은 “이는 지난주 벌어진 학살행위에 군도 돌아선 것이며 예멘 민중혁명의 승리 선언”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18일 정부의 진압으로 시위대 50여명이 숨지면서 살레 대통령의 퇴진 요구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군부의 다른 핵심 인사들은 여전히 살레 대통령에 충성하고 있다. 모하메드 나세르 알리 국방장관은 국영TV를 통해 “군은 여전히 대통령의 지휘를 받고 있으며 쿠데타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궁 인근과 수도 사나 남부지역에는 친정부군 탱크가 배치되어 시위대에 합류한 군 병력과 대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은 예멘 정부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살레 대통령과 군부가 야권과 평화적 정권이양을 위한 협상에 나섰으며 ▲살레 대통령이 올해 안에 사임하고 ▲폭력적 시위 진압을 중단하며 ▲시위대 발포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죽거나 다친 시위대의 가족들에게 정부가 보상하며 ▲살레 대통령의 일가가 군과 정부 요직에서 퇴진하는 것을 포함한 헌법 및 선거제도 개혁 추진의 5개 항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그레고리 존슨 예멘문제전문가는 “군 일부의 시위대 지지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면서 “사태의 향방이 이집트처럼 정권의 퇴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도 압박 수위를 높였다. 프랑스는 서방국가 중 처음으로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교장관은 “예멘의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으며 살레 대통령의 퇴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살레 정권의 대테러전쟁 지원으로 우호적인 관계였던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도 태도를 바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예멘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지지한다”면서 살레 대통령 퇴진을 압박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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