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T&T, T모바일 인수…80배 증가한 데이터 사용량이 원인
국내 통신사들도 비슷한 상황,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미국 이동통신사 AT&T가 반독점 공방을 무릅쓰고 4위 이동통신사 T모바일 인수에 나섰다. 합병에 성공하면 1억2500만 가입자를 확보한 명실공히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22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AT&T는 도이치텔레콤으로부터 T모바일을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합병을 위해 AT&T가 지불할 금액은 390억 달러다.
미국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총 2억3000만명이다. AT&T는 합병에 성공할 경우 1억2500만 가입자를 확보하게 돼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선다. 때문에 미국 정부가 독점금지법을 들어 합병을 반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AT&T가 무리수를 두면서 T모바일 합병에 나선 이유로 데이터 사용량의 급증을 지목하고 있다. AT&T는 지난 2007년 애플 아이폰을 독점 판매하면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수백만명의 고객이 아이폰을 이용하기 위해 AT&T로 몰리자 문제가 발생했다.
소수의 아이폰 사용자가 막대한 무선데이터를 사용하면서 AT&T의 망 품질이 급격하게 저하된 것이다. 결국 AT&T는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포기했다. 하지만 아이폰과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통화중 끊김현상 등이 고질적으로 발생했다.
AT&T측은 아이폰 도입 이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80배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오는 2015년이 되면 현재보다 8~10배의 모바일 데이터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 놓았다.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추가로 주파수를 확보하고 기지국 용량을 늘리는 일 뿐이다. 기지국이야 투자를 통해 늘리면 되지만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 추가 확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처럼 와이파이(무선랜)존이나 와이브로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시키는 것도 어렵다. 지역이 넓고 방대하다 보니 인구밀집 지역 위주로 와이파이존을 설치한다 해도 엄청난 투자비용이 예상된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신규 주파수를 할당받고 해당 주파수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투자는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추가 주파수 확보와 망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AT&T가 T모바일 인수라는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AT&T측은 T모바일 인수를 통해 현재 보유한 통신망의 30%를 분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는 우리나라 통신사 역시 AT&T와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통신 3사는 2.1기가헤르츠(㎓) 추가 주파수 할당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3사 모두 시작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고 음성통화 품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신규 주파수 할당 여부가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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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SK텔레콤이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곧 포기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SKT는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다른 기기까지 나눠 사용할 수 있는 'T스마트 셰어링' 서비스 약관을 수정해 용량 제한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AT&T가 직면한 것처럼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폭발적으로 무선 데이터 사용량이 늘고 있다"면서 "국내 역시 무제한 무선데이터 서비스 등의 여파로 인해 주파수 부족과 통화품질 저하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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