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KTX 열차가 또 멈췄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아홉 번째다. ‘고속철’이 아니라 ‘사고철’이란 말이 나올 법하다.


20일 낮 12시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가 출발 13분만에 금정터널에 들어선 뒤 속도가 떨어지며 멈춰서는 사고가 났다. 코레일은 이 열차를 부산역으로 돌리고 다른 열차로 승객 500명을 갈아 태웠다.

이 사고로 열차운행이 1시간쯤 늦어져 승객들 항의가 잇따랐다. 출력장치에 문제가 있어보인다는 게 코레일 해명이다.


지난달 26일에도 동대구역을 떠난 KTX가 기관출력 이상으로 대전역에 26분 늦게 도착했다. 하루 전인 25일에도 부산서 서울로 가던 열차가 경기도 화성시서 열 감지센서 오작동으로 멈춰서며 40여분 운행이 늦어졌다.

같은 달 11일엔 KTX-산천 열차가 경부고속철도 상행구간 광명역 인근에서 노후케이블 교체공사업체의 너트분실, 코레일 직원의 엉터리 임시조치 등 잇단 실수가 복합적으로 이뤄지며 선로전환기가 잘못 작동해 탈선사고가 났다.


KTX의 사고가 잇따르자 코레일은 허준영 사장이 현장을 찾아다니며 ‘릴레이 현장점검’에 나섰다. 허 사장은 직원들에게 “완벽한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주문했다.


그러나 허 사장은 “사고는 무슨, 사람이 다쳤느냐”며 별것 아니라는 식의 발언만 내놓으며 보여주기식 현장점검에 급급했다.


게다가 허 사장이 현장검검에 나선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KTX고장이 또 일어났다. 기술적 결함인지, 안전불감증인지 이용객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해 일어난 ‘KTX-산천’ 사고는 15건. 안정화 단계엔 여러 고장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코레일 설명이지만 문제는 고장이 ‘모터블록’이나 ‘제동장치’, ‘배터리’ 등 열차 운행에 중요한 부품들이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수첩]“사고는 무슨, 사람이 다쳤느냐?”...고속철의 사고릴레이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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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미국의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뛰어든 우리나라 입장에선 일어나선 안 되는 아킬레스건이다. 안전성에 문제가 있으면 입찰에서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노조에선 현장인력을 줄인 결과로 ‘유지보수’와 ‘정비불량’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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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당하는 직원의 절반이 현장 유지보수인력이기에 안전운행을 지원하는 활동이 크게 줄어 신호설비점검은 주 2회서 월 1회로 늘고 무선설비 일일점검은 아예 활동에서 빠졌다.


문제는 코레일 입장에서 사고를 막을 만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이 다치지도 않았는데 무슨 사고냐?”는 인식이 허 사장의 마음 한 편에 자리잡고 있는 한은 말이다. ‘추락하는 고속철도’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안심시킬만한 특단의 대책마련을 기대해본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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