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엔화 가치가 역대 최고치로 상승했다. 달러 대비 엔 환율은 76엔대까지 떨어져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일본은행(BOJ)의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오전 6시 21분 뉴욕외환시장 장외전자거래에서 76.36엔까지 떨어진 뒤 점차 회복해 오전 8시 55분 도쿄외환시장에서 79.19엔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995년 4월 79.75엔까지 내렸던 역대 기록을 깬 것이다.

11일 발생한 도호쿠 대지진과 쓰나미가 동부지역 해안을 덮친 이래 엔화는 4일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해외 자산 회수와 보험금 지출에 따른 엔 역송금 증가 예상과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엔 가치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일본은행(BOJ)의 환율 시장 개입 가능성도 커졌다. 도쿄 NTT스마트트레이드의 구도 다카시 시장정보서비스담당자는 “당국의 개입이 없다면 환율은 끝없이 추락할 것”이라면서 “금일 BOJ의 시장 개입이 이루어질 것이며 외환당국이 외국 기관과 공조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커트 매그너스 노무라홀딩스 외환디렉터도 “이번 사태 악화에 따라 일본으로의 엔화 자산 유입이 빨라질 것”이라면서 엔·달러 환율이 72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BOJ는 지난해 9월 엔화가 전년대비 15% 절상됐을 때 2조엔을 투입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2004년 이후 6년 반만이었다. 지진 발생 후 BOJ가 14일부터 단기금융시장에 당일만기로 투입한 긴급자금은 지금까지 33조엔에 이른다. 14일 15조엔, 15일 8조엔, 16일 5조엔에 이어 17일 오전에도 5조엔의 유동성 공급을 단행했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바클레이즈은행 외환투자전략가는 “엔고의 배경은 원전 위험 사태와 미국 국채 강세(금리하락)·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이라면서 “아직 해외 엔화 자산의 직접적 역송금은 관찰되지 않으나 시장은 이러한 가정 아래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D

그는 “사상 최악의 재해가 일본을 덮쳤고 엔화의 급격한 강세도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안팎의 상황으로 인해 일본이 환시 개입에 나서도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엔화가치 급등에 따른 환시개입에 대해 논평을 거부하면서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