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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체증 날렸다..김재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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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신·경분리 20년 숙원 과제 해결
"농협개혁 이제부터 진짜 시작"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100일을 넘긴 구제역으로 밤낮없이 일하던 농림수산식품부 직원들의 표정이 최근들어 한결 밝아졌다. 20년 가까이 끌며 농민들의 숙원 사업으로 남아있던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분리 문제가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를 뼈대로 한 농협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고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농협중앙회는 내년 3월 초 '1중앙회 2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된다. 문민정부 이후 끊임없이 논의만 되풀이되다 무산됐던 농협개혁 숙원 과제가 꼭 20년 만에 빛을 보게된 셈이다.

농업계 안팎에서는 농업인에게 실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게 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농협 개혁의 핵심은 신·경분리지만 농협 분야의 과제가 크고 다양하다 보니 개정안 통과까지 난관은 셀 수 없이 많았다. 과제 하나하나에 의견을 다르게 내는 여야 의원들은 물론이고 정부와 농협, 농민단체 정부, 농협과 농협노조 등 수 많은 곳에서 이견들이 속출했다.
이런 이견 조율에 이해당사자인 농협이 직접 나서는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소관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가 나서야했다. 농협 개혁 과제를 두고 최일선을 뛰어다니며 이견 조율에 나섰던 김재수 농식품부 1차관(사진)은 "농협개혁이 수면위로 올라온 후 20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를 이번 논의를 거치면서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청와대, 총리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여러 부처에서 농식품부 법을 가지고 이렇게 많은 회의를 진행한 건 30년 넘게 공직생활 하면서 처음"이라며 "자본금 확충·지원에 대한 하나의 문제를 놓고서도 대상, 방법,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도 이견을 보였으니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많았겠나"라며 힘겨웠던 시간을 떠올렸다.

'의원들의 반대 의견을 법에 어떤식으로 반영해 설득할 것인가', '법 조문에 넣을 수 있는 사항이 있지만 넣지 못할 사항도 있기 마련인데..' 그는 이럴때면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었다.

김 차관은 지난달 말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산대사의 선시 '답설야'를 인용, "눈 쌓인 들판을 지날 때에는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라는 말까지 하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의원들 한명 한명을 만나 끊임없이 설득했고 반대 의견을 펼쳤던 야당 의원들도 속속 긍정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김 차관은 상임위 통과 후 법사위 의원들한테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명했다. 법사위에서 소위로 계류되면 지금껏 해온 노력이 물거품되는거라 판단해서다.

김 차관은 "지역 농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꼭 통과시켜야 겠다는 판단을 내린 여야 의원들 덕분에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며 여야 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농협 개혁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한다. 김 차관은 "시행령 또는 시행 규칙을 제정하는 작업 등 법 통과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일이 앞으로 남아있다"며 자본금 지원 등 일부 예산에 반영할 거는 예산에 반영해야 하고 법령을 개정해야 할 것은 추가적으로 개정 작업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회는 말할 것도 없고 일선 조합 농업인들의 많은 의견을 모아서 새로운 안을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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