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격 주도위해 광산업체에 월별 가격 협상요구
싸움이 커질수록 결정권은 선물시장 등으로 넘어가
철광석에 ‘투기자본’ 몰리면 공급자·수요자 모두에 피해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철강사와 광산업체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싸움의 최종 수혜자는 금융사들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철광석의 금융화’가 진전될 경우 투기자본의 유입으로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트라(KOTRA)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계는 올 들어 광산업체들에게 철광석 공급가격을 분기별에서 월별 단기 계약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9년까지 연간 중기 계약 방식으로 이뤄졌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발레와 BHP빌리턴, 리오틴토 등 세계 철광석 공급의 70%를 차지하는 메이저 업체들의 힘으로 분기 체제로 변경했다. 당시 중국 업체들은 주도권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현물시장에서 철광석을 구매하는 등 강력히 저항하다가 결국 주장을 받아들였다.


불과 1년 만에 월별 가격 체제를 요구하는 배경은 새로운 방식으로 가격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2009년~2010년 사이 단기 계약을 통한 철광석 현물가격은 연간 계약을 통한 가격보다 90% 이상 높게 책정됐다. 철광석이 현물시세 반영도가 높은 단기계약으로 거래되면 철강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해 자동차, 기계, 가전제품 등의 가격인상 도미노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중국과 일부 신흥 아시아 국가에서 철강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경기둔화에 따른 철광석 현물가격의 하락으로 철광석 업체들의 입김이 약해지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 고정 거래나 현물거래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 철강사들이 굳이 장기 계약을 맺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구매력이 더욱 커진 중국 철강업체가 분기별 단기계약 방식에서 월별 단기계약 방식을 강력하게 요구하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계약변경 요청은 표면적으로 높은 원가 부담으로 생존 위기에 빠진 게 중요한 이유지만, 가격 결정권을 수요자인 철강업체가 쥐겠다는 게 근본적인 의도로 분석됐다.


하지만 월간 계약으로 전환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철강업체가 유리하겠지만 철강업체의 안정적인 공급량 확보가 어려워지고 가격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철강업체의 리스크가 더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격 불균형이 심화될 경우 협상의 주도권은 철강사와 광산업체가 아닌 금융기관 등 제3자에게 넘어가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70년대 발생한 두 차례의 오일쇼크 사례처럼 과거에는 산유국들의 입김이 절대적이었지만, 지금 국제 석유가격은 석유산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선물 시장에서 결정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코트라측은 “‘철광석의 금융화’가 심화될수록 철광석이 지닌 금융적 속성을 이용하려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아질 것이며, 따라서 철광석 거래 리스크 또한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 변동리스크 회피를 위한 선물거래의 본질은 ‘도박성’ 이며 이 시장에서의 ‘큰손’들은 돈을 벌거나 잃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 하는 문제만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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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골드만삭스나 바클레이스 같은 국제 투자은행들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철광석 지수가격 시스템은 이 같은 금융기관들이 철광석 교역의 ‘큰손’으로 가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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