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커피 소매값이 비싸다고 난리다. 커피 전문점에서 한잔에 3500~4000원에 파는 아메리카노 1잔의 원가가 고작 123원이라는 관세청 발표 때문이다. 그러나 커피 애호가들은 앞으로 값이 더 오를 것에 대해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커피의 원료인 생두(커피콩)의 값이 시시각각 뛰고 있기 때문이다. 생두값이 오르면 이것을 볶은 원두값이 뛰고 이어서 커피 소매값과 전문점 판매값도 시차를 두고 뛰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관세청 커피 원가 123원=관세청은 7일 '커피 교역으로 본 우리나라 커피시장' 자료에서 지난해 커피 수입 물량이 11만7000t, 금액으로 4억2000만 달러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물량 기준 11%, 금액 기준 34% 각각 늘어난 것이다.


그러면서 관세청은 관세 부과 전 수입가를 공개했다. 미국계 커피 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쓴다는 미국산 원두를 계산 기준으로 삼았다. 지난해 미국산 원두의 수입가는 ㎏당 평균 10.7달러. 커피 한 잔에 미국산 원두 10g이 들어간다고 보면 원화 환산액은 123원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통상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이 3500~4000원인데, 임대료·가공비·인건비를 고려해도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생두값 급상승중= 7일(미국시간)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아라비카 커피(생두) 5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 대비 8.35센트(3.1%) 오른 파운드(0.45kg) 당 2.8115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커피 선물값은 장중 한때 가격이 2.8185달러까지 오르며 1997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수치만 봐서는 값이 얼마인지 도대체 감이 안간다. 1파운드는 0.45kg, 450g이다.1달러에 1117월을 적용해보면 1파운드는 대략 2325원쯤 된다.


이것은 커피 나무에서 딴 가공하지 않은 생두값이다. 여기에 네슬레 등 커피 가공업체의 가공공장까지 가는 운송비, 운송자 인건비, 연료비에다 각종 가공비용에다 이윤을 붙여 출고할 때 공장도 가격이 정해진다. 여기에 다시 적정 이윤 등을 붙여 소매가격이 정해진다. 그리고 여기에 다시 각종 운송비와 임대료,인건비, 전기료 등을 다 합쳐서 우리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값이 결정된다.


따라서 우리가 커피 전문점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값이 비싸다 어떻다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생두값이 오르면 줄줄이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머지 않아 커피 생두값이 파운당 3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급부족이 근본 원인=커피 선물값이 급등한 것은 콜롬비아, 브라질 등 세계 커피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산지의 커피 작황부진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데다 투기수요, 재고부족이 어우러진 데 따른 것이다.


아라비카종 커피 원두의 생산량은 2010년 기준으로 브라질이 전체 시장의 40.5%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어 콜롬비아(15.5%), 에티오피아(5.5%), 멕시코(5.4%), 온두라스(5.1%), 페루(5.0%), 과테말라(4.8%), 기타 18.2%다.


그런데 공급부족으로 커피 생두 선물가격은 올들어 무려 17%나 급등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은 두 배가 됐다.


국제커피기구는 "질좋은 커피 원두 생산국인 콜롬비아의 작황이 좋지 않고 재고가 4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 커피 재고량은 현재 500만 자루(1자루=60kg)로 40년래 최저 수준이다.


투기 세력의 가세도 커피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커피는 스위스 네슬레와 같은 커피 원두 가공업체(roaster)나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노이만 카페 그루페, 스위스 폴카페 등의 중개상들이 취급했으나 최근 연금기금 등 금융 투자자들이 S&P GSCI를 통해 투자를 하면서 값이뛰기 시작했다.


◆앞으로 최장 18개월까지 오른다는데=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생두값이 오른다에 방점이 찍혀있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단기로는 값이 떨어질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브라질 아라비카종이 해거리를 해서 생산량이 감소하는 사이클을 감안한다면 향후 12~18개월 동안 시장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플로리다 소재 해킷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Hackett Financial Advisors)의 샤운 해킷 대표는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커피 가격 상승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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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네슬레, 크래프트 등 커피가공업체들은 원두 생산업자와 가격 씨름을 벌이고 있다. 매달 원두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머지 않아 가공 완제품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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