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테크꾼 보시오
-가방 고유번호따라 중고가 책정···구입가보다 낮아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22일 서울 이화여대 근처의 한 중고명품샵. 수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매장 직원이 루이뷔통 가방을 놓고 고객과 단판을 벌이고 있다. 2007년도에 만들어진 이 가방은 백화점에서 90만원대를 호가한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흥정끝에 42만원에 최종 거래가 성사됐다.
최근 명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중고 명품숍이 인기다. 신제품을 절반 가격 아래로 살 수 있는데다, 제품보증 등 하자보수도 철저히 해주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세에 힘입어 중고명품숍은 시장규모만 1조원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국내 전체 명품시장 규모(5조원)의 4분의1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 같이 사놓으면 돈을 버는 재테크 개념으로 보긴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시계 등 일부 제품은 오래될수록 값이 올라가 소장가치가 있다고 조언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 명품 시장의 규모는 1조원 정도로 추산됐다. 이는 백화점 내 명품 예상 매출(2조3000억원)의 43%, 전체 명품 시장 매출(5조원)의 25%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중고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제품은 샤넬, 루이뷔통 등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들이다.
신촌의 L중고명품숍 매장 직원은 "중고제품도 역시 루이뷔통이 제일 잘 나간다"면서 "샤넬 구찌 프라다 등도 인기있는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중고명품시장에서 '떴다'하면 바로 팔리는 인기 아이템은 샤넬의 '클래식 라인'. 루이뷔통의 '네버풀' '스피디' 등이다.
세간에는 '샤테크'(샤넬+재테크)라는 말도 떠돌고 있다. 가격은 자주 오르고, 클래식 제품들의 인기는 꺼질 줄을 몰라 샤넬백은 사 놓으면 돈이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중고명품 관계자들은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명동의 한 중고명품숍 매장 직원은 "샤넬, 루이뷔통 등 명품가방에는 사람들의 주민번호처럼 고유번호가 붙어있다"면서 "그 번호를 보면 몇년도에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중고상품은 그 당시 판매가격보다 높게 책정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50만원 하던 샤넬 가방이 2년새 500만원으로 훌쩍 뛴다고 해도 가방 고유번호에 따라 구입 당시 가격에서 조금 낮은 가격으로 중고가가 책정된다는 것.
하지만 웨이팅리스트(대기자목록)가 너무 길어 더 이상 받기도 힘들다는 에르메스의 '벌킨백' '켈리백'이나, 시계류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런 희귀백들은 매장에 가도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새상품일 경우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을 붙이는 것도 가능하다.
시계류의 경우에는 나온지 50년 이상된 제품이면 골동품으로 여겨져 가격이 현저히 올라간다. 아울러 명품을 재판매하고 싶다면 보증서를 꼭 챙겨두는 것이 좋고, 가죽제품의 경우 장롱속에 넣어두기보다는 가끔씩 꺼내 통풍을 시켜주는 것이 품질유지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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