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류업체인 영원무역 공장 등에서 일어난 방글라데시 근로자들의 대규모 폭력 시위는 해외진출 국내 기업들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아시아 지역도 더 이상 저임금의 안전지대가 아니며 임금 인상을 둘러싼 근로자들의 폭력 사태가 언제 어느 지역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방글라데시뿐 아니라 아시아 저임금 국가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 폭력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임금 인상 갈등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 7월 근로자들의 등급을 1~7등급으로 구분해 11월부터 비숙련공인 7등급의 최저 임금을 월 1662타카(2만6800원)에서 3000타카(4만8400원)로 80%가량 올렸다. 기존 1~6등급 숙련공들에 대해서는 인상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했다. 그러자 일부 기업들은 비숙련공의 최저 임금은 올려주었지만 숙련공들의 임금은 올려주지 않았다. 똑같이 80%인상을 요구했던 숙련공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급기야 폭력 사태로까지 번진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임금을 둘러싼 노사갈등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중국 팍스콘 공장의 연쇄 투신자살 사건, 6월의 일본 혼다자동차 중국공장의 대규모 파업 등이 다 임금 문제로 인한 분규였다. 그 여파로 중국의 인건비는 크게 상승했고 기업들은 중국 대신 동남아 등지로 공장을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다른 곳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방글라데시의 폭력 사태는 그 단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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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국가의 노동시장도 지금 전환기를 맞고 있다. 아시아 저개발 국가에서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계속되는 임금인상 요구와 노동기본권 강화 등 현지의 급속한 노동환경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저임금 메리트에만 기댈 게 아니다. 국가별 사회 분위기와 노동정책, 기업경영 환경 등을 면밀히 따져본 뒤 진출해야 한다.
아울러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생산 지역을 여러 나라로 분산하는 등 새로운 생산지를 찾는 일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기업이 커가는 만큼 저임금 근로자들의 고용조건을 개선해주고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등 현지와 동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현지화가 성패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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