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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국회 비준 '진통' 불가피

최종수정 2010.12.06 11:50 기사입력 2010.12.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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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타결됐지만 국회 비준 전망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2012년 1월 발효를 위해서라도 조속히 비준 처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들은 일제히 이번 재협상을 '굴욕 협상'이라고 평가하면서 거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 엇갈린 평가= 한나라당은 이번 한미 FTA 재협상 결과에 대해 "양국의 이익을 반영해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익을 일방적으로 양보한 굴욕 협상이므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맞섰다. 보수 성향의 자유선진당마저도 "나쁜 전례를 만들며 국민을 속인 꼴이 됐다"고 비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여야의 평가가 엇갈린 이유는 자동차 협상에 대한 해석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자동차 분야에서 지난번 협정문보다 양보를 한 것이 사실이나 우리 자동차 업계의 불만이 크지 않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차가 6500대 수입된 반면, 우리나라 자동차는 미국에 93만대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우리 자동차 업계에 미칠 타격은 크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정부가 그동안 최대 성과물로 자랑해왔던 3000cc 이하 자동차의 즉시 관세 철폐를 4년이나 연장한데다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도입하는 등 불리한 협상으로 균형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자동차를 양보하면서 5조원의 이익을 버렸지만, 돼지고기, 의약품, 비자 등을 통해 얻은 이익은 4000억원 정도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선영 선진당 대변인은 "농축산물 등에서는 관세철폐시기 유예와 농업 세이프가드 확대 등을 얻어냈어야 했다"며 "축산물의 관세철폐시기 2년 연장은 단지 미국의 값싼 농산물 개방 시기를 약간 늦춘 것일 뿐 근본적인 양보를 얻어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전망은?= 정부와 여당은 내년 1월 중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회도 보폭을 맞춰 조기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 재석의원(298명) 가운데 과반이 넘은 171석을 가진 한나라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밀어붙일 경우 비준안 처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야당과 농어촌을 지역구로 한 의원들의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특히 과거 FTA 비준 처리를 주장하던 민주당내 중도파 의원들도 반대로 돌아선 데다 보수 성향의 선진당도 반대하고 있어 단독으로 처리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있다.

또 이미 외통위에는 2007년 채결한 한미 FTA 비준안이 상정돼 있지만 협정본문이 수정됨에 따라 국회 비준을 위해서는 외통위에 법안 상정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2008년 12월 기존의 비준안을 상정하는 과정에서 해머가 등장하는 등 진통을 겪었던 상황보다 더 큰 몸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정도면 아주 잘된 협상"이라며 "올해 기회가 있으면 국회에 보고하는 과정을 거치고, 내년 초 비준 절차를 밟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첫 임시국회가 열리는 2월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미 FTA 협상안은 인준절차고 뭐고 폐기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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