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거래소, 5년내 수수료로 이익창출 할 것"
박호정 라오스증권거래소 부이사장 "현지 상황에 맞는 단계적 발전..장기적 안목 필요"
[비엔티엔(라오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서 보기 드물게 현대식 외관을 자랑하는 건물이 있다. 바로 지난달 10일 설립된 라오스증권거래소(LSX)다. 건물 외벽에 설치돼 있는 가로 18m 규모의 전광판은 라오스 전역을 통틀어 최대 규모다.
라오스 시민들은 이 건물이 비엔티엔 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년 1월11일 개장을 앞두고 있는 라오스증권거래소가 외관뿐만 아니라 내실까지 탄탄한 거래소가 되도록 앞장서서 힘쓰고 있는 한국인이 있다. 박호정 라오스증권거래소 부이사장이다. 한국인이 라오스거래소의 부이사장이 된 사연은 이렇다.
라오스증권거래소는 한국과 라오스가 합작해 설립됐다. 라오스 대표 뱅크오브라오스와 한국 대표 한국거래소(KRX)가 1020만달러, 980만달러씩 출자해 각각 51%,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해외 국가간 합작 거래소가 탄생한 것은 세계 최초다.
각국의 투자금 가운데 각 100만달러는 현물출자됐다. 라오스 측은 토지와 건물을, 한국거래소는 IT 시스템 및 각종 제도에 대한 자문을 담당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한국이 경영에도 참여하게 되면서 라오스증권거래소 부이사장과 감사 등을 한국인이 맡게 된 것이다.
지난 2007년 9월 라오스 중앙은행과 증시 개설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한국거래소 측은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 증시제도 입안을 위한 자문을 이어왔다. 현재는 상장규정 및 증권업감독규정을 마련하고 외국인 투자관리규정 등을 회계감리규정과 함께 손질해나가고 있다.
지난 13일 비엔티엔에서 만난 박 부이사장은 "사실상 라오스 정부가 이정도 규모의 출자를 한 것은 자본시장 도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주의 국가가 자본시장 규정을 마련, 시장경제체제를 체계적으로 갖춰나가는 것 자체가 큰 변화라는 진단이다.
내년 1월 11일 라오스증권거래소 개장에 맞춰 상장이 예정돼있는 기업은 현재 라오스 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라오전력공사와 라오스국영상업은행 등 두 곳이다.
박 부이사장은 "이밖에 20여개 기업 정도는 상장이 가능한 상태"라며 "현재 추가 상장을 위해 16곳과 접촉 중이고 5~6곳 정도는 국영기업 민영화를 통해 내년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회주의국가에서 빠른 시일 내에 '캐피털 펀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영기업 민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 라오스 정부도 동의하고 있어 이같은 진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토지 소유권이 모두 국가에 있는 라오스에서 50만달러 이상 투자한 외국인의 경우 토지도 소유할 수 있게끔 하는 등 라오스 정부의 국내외 투자유치 의지는 강력한 편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라오스 시장에 대한 이해나 금융투자업계의 전반적인 발전 상황은 아직 미흡한 상황. 따라서 박 부이사장은 현지 상황에 맞는 단계적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시장운영 시간도 한번에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접속거래를 하는 식이 아니라, 오전 9~10시, 11~12시 총 두 번에 걸친 동시거래를 진행하다가 이를 4번, 6번으로 점차 늘려갈 생각이다.
그는 "물론 라오스 증시에 대한 투자는 내국인 수요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기관 및 단체의 관심과 참여가 뒷받침 돼야 한다"며 "실제로 한국교민회, 프랑스상공회의소 쪽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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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이사장은 특히 라오스와 같은 신흥시장 진출에서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단기간 내 성과보다 '장기적 안목에서의 상징성'이라고 강조했다. 거래 수수료 등 '본업'을 통한 이익 창출은 5년 안에 이뤄내면 성공이라는 평가다.
더불어 "싱가포르거래소가 호주거래소를 인수하는 등 아시아 시장이 통합돼가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자처하는 한국거래소가 아시아 내에서의 입지를 사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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