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추가 양적완화(QE2)가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미(美)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음주 3일(현지시간) 열린다. 우려와 기대 속에서 개최되는 이번 FOMC에서 QE2의 규모와 일정이 어떻게 정해질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월27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추가 양적완화를 강력시사한 후 시장은 활발한 반응을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 뛰었고 구리·금·원유 가격은 각각 16%, 8.1%, 13% 올랐다. 달러 가치는 유로화 대비 10% 내렸고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BEI)은 1.6%에서 2.1%로 상승했다. QE2가 최소한 자산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금리 및 달러 하락을 유발해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는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QE2를 통해 대규모로 국채를 매입하게 되면 일반 투자자 역시 채권 또는 다른 자산에 투자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게 된 기업들이 설비투자나 고용에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연준이 유일한 희망 = 현재 미국 경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는 수준.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 지출은 극도로 위축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업들 역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고용시장 역시 마찬가지. 4월 이래 민간 고용은 월 평균 5만명씩 증가했는데 이는 1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낮추거나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수치다.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간의 차이인 국민총생산(GDP) 갭은 2분기 6.3%까지 벌어졌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은 전년대비 1.5%, 근원 소비자물가(PPI)는 단 0.8% 상승하는 데 그쳐 연준의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 1.7~2.0%를 밑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2일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지리한 정치 공방을 계속하고 있고 선거 후에도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구할 유일한 희망은 연준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준은 갖은 우려 속에서도 QE2를 통해 장기 금리를 낮춰 미국 경제를 되살리려고 노력 중이다.


◆ 규모와 일정은? =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QE2의 규모와 일정이다. 연준은 지난 1차 양적완화 때(2009년3월)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6개월에서 9개월에 걸쳐 1조7500억달러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QE2에서 ‘충격과 공포 요법’ 대신 보다 유연한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양적완화의 규모와 일정을 잠정적으로 제시한 후 경제 상황과 효과에 따라 월례회의를 통해 월 또는 분기단위로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간다는 것.


시장에서는 QE2의 첫 단계로 연준이 ‘6개월간 5000억달러 국채 매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5000억달러 자산 매입은 기준금리(연방자금금리)를 50bp~75bp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금리를 낮출 때 일반적으로 25bp 정도의 인하를 선호하지만, QE2의 첫 단계를 위해 좀 더 큰 인하폭을 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5000억달러의 자산 매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 설문조사를 인용, 연준이 내년 중반까지 총 7500억달러 규모로 분기별 250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입대상 자산은 2년~10년물 국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은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QE2를 발표할 때 “필요할 경우 추가 자산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단서 조항을 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를 설명하면서 “새 퍼터를 가진 골퍼는 처음에는 약하게 공을 치다가 익숙해질 때까지 강도를 높여간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 나온 연준의 추가 자산매입 예상치 중 가장 큰 규모는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4조달러다. 골드만삭스는 테일러 준칙을 적용, 미국의 기준금리(현재 0%)가 700bp 인하(적정금리 -7%)될 필요가 있으며 QE2 1조달러당 75bp 인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다른 경기부양책으로 기준금리가 이미 400bp 인하됐기 때문에 나머지 300bp의 차이를 없애기 위해서 4조달러가 투입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우선 2조달러를 투입한 후 향후 상황에 따라 4조달러까지 늘릴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연준이 월 10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인플레이션 및 고용률이 개선될 때까지 지속할 방침이라고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HSBC는 1조5000억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1조달러를 예상했다.


◆ 자산버블 부작용 우려 = 그러나 QE2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FOMC 위원 중 토마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리차드 피셔 댈러스 총재, 제프리 랙커 리치몬드 총재,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총재는 QE2를 반대하는 대표적인 매파들인데, 호니그 총재의 경우 “QE2는 악마와 거래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자산버블이다. QE2는 달러 절하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세계 각국들의 경쟁적 양적완화를 불러일으켜 전 세계적인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앤디 시에 전(前)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권시장 붕괴를 시작으로 세계 경제가 마비될 것”이라면서 “급등한 유가가 주택가격 하락과 고실업률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민들을 덮친다면 미국 지도자들은 또 다시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 것이다”고 비판했다.


연준이 떠안아야 하는 손실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연준이 QE2를 통해 몇 조달러의 자산을 추가 매입한 상태에서 출구전략을 사용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와 금리를 인상한다면 역대 최저의 금리 수준에서 국채를 매입한 연준의 손실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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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E2 실패할 경우 대안은 ? = 그렇다면 QE2가 실패할 경우 차선책은 무엇이 있을까? FT는 첫 번째로 연준이 제로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한다고 공표하거나 물가수준 목표제를 채택하는 것을 꼽았다. 두 번째로는 돈을 더 푸는 방법이다. FT는 연준이 목표 금리를 설정한 후 이 수준에 이를 때까지 계속해서 돈을 찍어내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로는 의회가 모든 소득세를 삭감, 한동안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FT는 이 모든 대안이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를 미국 경제에 안겨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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