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랠리 중국이 불 지핀다

2015년 금 값 온스당 2000달러 갈수 밖에 없는 이유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금 값이 온스당 130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쓰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차세대 금 값 랠리를 이끌 후발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데이비드 할레 글로벌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할레 회장은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중국이 조만간 금 매입에 본격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하며 2015년 안에 금 값이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금 값 랠리의 원인은 크게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약(弱)달러 기조 ▲ 금 ETF의 활성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추세 등으로 분석할 수 있다.

약 달러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은 금 투자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동시켰다.

5년 전부터 시작된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활성화도 금 투자 붐을 이끌어내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투자자들은 올해 2분기에만 ETF를 통해 금 274톤 이상을 사들였다. 현재 투자자들이 ETF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금 규모는 2000톤을 넘어선다. 이는 IMF와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앙은행에 이은 세계 6위 규모다. ETF를 통한 금 매수세가 지금의 추세대로 지속된다면 2012년에는 그 순위가 3위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과거 20년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4500톤의 금을 매각했지만 다시 금을 매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도 금 값 랠리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금 450톤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가 지난해 10월 금 200톤을 매입했고 러시아는 올해 71톤의 금을 사들였다. 한국에서는 최근 29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 중 일부를 이용해 금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데이비드 할레 회장는 그러나 무엇보다도 금 값 랠리를 일으키고 있는 새 얼굴은 중국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외환보유고에서 금 투자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외환보유고 규모가 2조400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중 1.7%만을 금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이 지금 추세대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간다면 외환보유고는 향후 5년 안에 5조~6조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이 현재의 금 보유 비중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추가로 1000~1500톤의 금을 매입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은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이 한층 높아지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 표시 자산을 줄이고 금 보유를 늘리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데이비드 할레 회장의 견해다. 최근 중국 고위 관료들중 일부는 중국 인민은행에 금 1만톤을 매입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귀금속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중국이 금 매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것을 짐작케 해준다. 중국인들의 금 매입 규모는 2008년 17톤에서 2009년 73톤으로 늘었으며 현재 143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