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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화장실 가꾸는 ‘맥가이버 역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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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화장실에 관심, 허브향분사기 설치…재활용자재로 화단 꾸민 ‘마이다스 손’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화제의 인물] 이윤영 대전 정부청사역장

남자소변기에 ‘작은 바람개비’ 달아 눈길···제자리서 소변보게 이끌어 효과 만점
대테러 안내방송 CD 직접 제작하고 5개 항목 ‘화장실 헌장’ 만들어 매일 관리
대전지하철 정부청사역을 이끄는 이윤영 역장(56)은 ‘맥가이버’ ‘화장실 역장’으로 통한다. 그의 손의 거치면 모든 게 척척 해결된다. 못 하는 게 없는 ‘마이다스 손’을 가진 역장이다.

특히 역 화장실을 멋지게 꾸며 소속회사인 대전도시철도공사에서 화제의 인물로 꼽힌다. 풍부한 아이디어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화장실 만들기에 앞장서 눈길을 끈다.

이 역장이 화장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 산악회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산악회를 맡으면서 여러 지역의 화장실 문화를 접하게 됐다. 역 화장실도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꿔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그 때를 떠올렸다.

그가 올해 정부청사역을 맡으면서 맨 먼저 한 건 향기 나는 화장실 만들기. 천연민트향의 아로마 원액을 뿌리는 장치를 고안, 화장실입구에 달았다. 아로마 관련제품총판을 했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여성손님들은 냄새 쪽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특히 역 건물 내 화장실을 집 화장실처럼 가꿔야겠다는 맘을 먹게 됐다.”

화장실에 대한 이 역장의 관심은 한발 더 나아갔다. 입구에 화단을 만들고 작은 분수대도 세워 지하철손님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화단엔 새소리가 나는 장치도 달았다. ‘지지 배배~’ ‘지지 배배~’ 자연의 소리를 접목시켜 숲 속에 들어선 느낌이다.

이 역장은 손재주가 뛰어나 화장실 앞 화단을 재활용자재로 꾸몄다. 크고 작은 고장들이 그의 손을 거치면 척척 고쳐지고 새 것으로 바뀌었다. 학창시절 전자과를 전공해 전기제품엔 더욱 일가견이 있다.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남자소변기에 작은 바람개비를 단 게 좋은 사례다. 사람들 호기심을 끌면서 바람개비를 돌리기 위해 제자리에서 소변을 보도록 유도한다. 효과 만점이었다.

그는 역 자체적으로 5개 항목의 ‘화장실 헌장’을 만들어 아름다운 화장실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여성화장실엔 간이화장대를 설치했고 어린이들이 세면대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발판을 갖다 놨다.

“취미는 고치고, 만들고, 설치하는 것이다. ‘맥가이버’란 별명은 유성온천역 부역장 시절 못 고치는 게 없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 역장은 ‘맥가이버’답게 컴퓨터음성의 대테러 안내방송을 직접 CD로 만들어 대전지하철 모든 역에 나눠줬다.

인터넷카페도 만들어 열차시각표와 역 주변 맛 집 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최근엔 개인 돈으로 고객전용 인터넷라인을 마련, 누구든지 기차나 고속버스표를 예매할 수 있게 했다.

굳어있는 듯한 얼굴모습과 달리 그는 섬세한 편이다. 직원생일 때마다 케이크 파티를 열어주고 매달 회식자리를 만든다. ‘나는 역무원이다’란 자세로 권위주의를 버리고 아래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직원들에겐 ‘형님’, 부근 상인들에겐 따뜻한 ‘이웃’이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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