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부터 화장실에 관심, 허브향분사기 설치…재활용자재로 화단 꾸민 ‘마이다스 손’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화제의 인물] 이윤영 대전 정부청사역장
남자소변기에 ‘작은 바람개비’ 달아 눈길···제자리서 소변보게 이끌어 효과 만점
대테러 안내방송 CD 직접 제작하고 5개 항목 ‘화장실 헌장’ 만들어 매일 관리
특히 역 화장실을 멋지게 꾸며 소속회사인 대전도시철도공사에서 화제의 인물로 꼽힌다. 풍부한 아이디어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화장실 만들기에 앞장서 눈길을 끈다.
이 역장이 화장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 산악회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그가 올해 정부청사역을 맡으면서 맨 먼저 한 건 향기 나는 화장실 만들기. 천연민트향의 아로마 원액을 뿌리는 장치를 고안, 화장실입구에 달았다. 아로마 관련제품총판을 했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여성손님들은 냄새 쪽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특히 역 건물 내 화장실을 집 화장실처럼 가꿔야겠다는 맘을 먹게 됐다.”
화장실에 대한 이 역장의 관심은 한발 더 나아갔다. 입구에 화단을 만들고 작은 분수대도 세워 지하철손님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화단엔 새소리가 나는 장치도 달았다. ‘지지 배배~’ ‘지지 배배~’ 자연의 소리를 접목시켜 숲 속에 들어선 느낌이다.
이 역장은 손재주가 뛰어나 화장실 앞 화단을 재활용자재로 꾸몄다. 크고 작은 고장들이 그의 손을 거치면 척척 고쳐지고 새 것으로 바뀌었다. 학창시절 전자과를 전공해 전기제품엔 더욱 일가견이 있다.
$pos="L";$title="재활용자재로 꾸민 대전지하철 정부청사역 화장실 앞 화단. 그 곳에 서면 새 소리가 나고 향기가 솔솔 난다.";$txt="재활용자재로 꾸민 대전지하철 정부청사역 화장실 앞 화단. 그 곳에 서면 새 소리가 나고 향기가 솔솔 난다.";$size="345,230,0";$no="2010082518503716406_3.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무궁무진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남자소변기에 작은 바람개비를 단 게 좋은 사례다. 사람들 호기심을 끌면서 바람개비를 돌리기 위해 제자리에서 소변을 보도록 유도한다. 효과 만점이었다.
그는 역 자체적으로 5개 항목의 ‘화장실 헌장’을 만들어 아름다운 화장실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여성화장실엔 간이화장대를 설치했고 어린이들이 세면대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발판을 갖다 놨다.
“취미는 고치고, 만들고, 설치하는 것이다. ‘맥가이버’란 별명은 유성온천역 부역장 시절 못 고치는 게 없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 역장은 ‘맥가이버’답게 컴퓨터음성의 대테러 안내방송을 직접 CD로 만들어 대전지하철 모든 역에 나눠줬다.
인터넷카페도 만들어 열차시각표와 역 주변 맛 집 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최근엔 개인 돈으로 고객전용 인터넷라인을 마련, 누구든지 기차나 고속버스표를 예매할 수 있게 했다.
굳어있는 듯한 얼굴모습과 달리 그는 섬세한 편이다. 직원생일 때마다 케이크 파티를 열어주고 매달 회식자리를 만든다. ‘나는 역무원이다’란 자세로 권위주의를 버리고 아래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직원들에겐 ‘형님’, 부근 상인들에겐 따뜻한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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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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