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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민만 짝사랑한 군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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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초등학교시절 담임선생님이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그림을 그려보라"는 말에 남학생의 절반은 도화지위에 군인을 그렸다. 늠름했고 멋있었다. 그들만 옆에 있으면 국민의 안전은 언제나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기자도 그들을 동경했다.

그러나 그 학생들은 키가 크고 세상을 알게 되면서 마음속의 군인들은 멀어져만 갔다. 왜 그럴까?
지난 3월 천안함 사건이 이후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이윽고 10일에는 북한이 엄연한 우리해상을 향해 해안포를 쏘았다. 그들은 우리 군의 경고방송에도 100여발을 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어떠한 맞대응도 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기자실을 방문해 "우리 군은 북한의 해안포 발사에 경고방송을 3회 실시했고 이에 포성도 멈췄다"면사 "이번 대응방식을 옳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9일 오후 5시 30분~33분 백령도 NLL인근에 1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했다. 이 포탄이 떨어진 지점은 NLL 이남 1~2km지점으로 우리 측 해상이다. 이어 오후 5시 52분~6시 14분 연평도 NLL부근에 100여발 해안포사격을 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해안포 발사에 경고방송을 3차례 했다. 경고방송은 오후 5시 53분, 6시 04분, 6시 14분이다. 북한은 첫 해안포 발사 후 경고방송을 들었지만 다시 연평도 인근에 해안포를 발사했고 두 번째 경고방송을 듣고도 110여발의 포사격을 한 것이다.

군 관계자의 말은 '끼워 맞추기식'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게 한다.

군이 우리 영토에 떨어진 포탄을 보고도 경고방송만 한 것이 과연 옳바른 대응방식일까? 물론 무작정 북한에 본때를 보이라는 말은 아니다. 위협을 당했으면 다시는 위협하지 못하도록 행동을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 내부에서도 이번 사격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과 긴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더라도 우리 군도 NLL에 대응사격정도는 할 수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동서남해의 연이은 훈련보다 한 번의 대응조치가 더 효과적"이라고 토로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5월 24일 대국민담화에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나라의 최고통치권자가 '영토수호'를 천명했지만 군은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단지 말바꾸기만 또 늘어놨을 뿐이다.

그렇다면 요즈음 초등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품을까? 과연 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을 정도로 우리 군이 늠름하게 보였을지 의문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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