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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인천만 조력발전소 위험요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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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6.2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승리를 얻은 사람 중의 하나로 송영길(47) 민주당 인천시장 당선자를 꼽을 수 있다.

그는 386세대의 맏형을 자부하면서 '40대 기수론'을 제기하던 중 이번 선거에 당선됨으로써 정치권의 세대 교체 주역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송 당선자는 특히 정부와 인천시가 "대한민국의 100년 먹거리를 장만하겠다"며 야심차게 조성 중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책임진 지자체의 수장에 취임하게 돼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진 바 능력을 발휘해 외자ㆍ기업 유치 등에 성공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대권까지 노려볼 수도 있게 됐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이같은 송 당선자의 행보에는 건설업체 등 많은 기업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개발 사업과 공사장이 많은 인천시의 시정을 책임지게 됐기 때문이다.
송 당선자는 그러나 안상수 현 시장의 시정을 비판하면서 "무분별한 개발ㆍ건설 공사를 지양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내외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송 당선자를 만나 주요 현안 및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 봤다.

다음은 일문 일답.

- 우선 당선 축하한다. 당선 소감과 함께, 시민들이 당선자를 선택한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 기쁘다.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승리 만들어줘서 고맙다. 야당이 수도권 중 인천에서 유일하게 이겼다는 점에서 더욱 감사하다. 시민들이 변화의 욕구를 강하게 느꼈고, 특히 안상수 현 시장의 행정에 대한 불만이 컸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도 섞여 있었다. 여기에 안 시장의 8년 시정에 대한 평가도 반영돼 이길 수 있었다고 본다.

-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주요 개발 프로젝트, 계양산 골프장, 굴업도 CJ 골프장 개발, 인천만 조력 발전소, 검단~장수IC간 고속화도로, 경인운하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기업들의 반발과 행정소송 등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풀 것인가?

▲ 그런 것들을 다 감안해서 국민들이 투표로 결단한 것 아닌가? 물론 기업들을 잘 설득해서 분쟁의 소지를 최대한 줄이면서 실행에 옮길 것이다. 계양산 골프장 반대는 시민들의 절대 다수 요구다. 해결할 것이다. 인천만 조력발전소는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이지만, 워낙 위험 요소가 크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다시 검토할 것이다.
송도자유구역의 경우 제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아파트 개발 중심이 아니라 제대로 된 투자를 유치해 개발하겠다는 것으로, 기업들에게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다.

-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자ㆍ기업 유치는 안상수 현 시장도 내내 외쳤지만 잘 안 됐다. 규제 완화나 정부의 지원 부족, 인천경제청의 유치 노력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는 데, 송 당선자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 안 시장의 운영 능력 부족으로 안 됐다고 본다. 투자 유치에 사적인 조직을 동원했고, 계획도 잘 못 세웠다고 본다. 물론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없애고 대기업을 비롯한 투자를 우선 유치할 것이다. 기존의 인천경제청의 투자 유치 능력도 업그레이드 할 것이다.
제대로 된 전략을 만들고 전략적 접근하면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 경인운하의 경우 물류 분야 재검토 후 대통령에게 취소 건의하겠다고 했다. 국책 사업이므로 정부가 밀어부치면 도리가 없는 것 아닌가?

▲ 정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만 그대로 밀어부치면 그건 독재다. 관할 광역단체장으로서 시민들의 입장도 전달 못하냐. 경인운하를 내년 말에 완공시킨다는데, 배가 하나도 안 다녀서 인천공항고속도로처럼 매년 수백억을 물어주는 그런 상황이 되서는 안 된다. 수자원공사가 엄청난 부채를 안을 것이 뻔하다. 그렇게 되면 안 된다는,그 책임을 묻겠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다.

홍수방지용 수로 건설은 찬성한다. 또 양쪽 강변에 도로와 자전거 도로, 친수공간 개발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운하로써의 기능, 즉 물류 기능을 중점에 둔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 운하 양쪽에 터미널을 만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나중에 필요하면 해도 된다. 무리하게 투자해놨다가 수요가 없으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래서 물류회사나 항운회사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 4대강 사업에 대해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 당선자들이 연대하겠다는데, 어떤 의견인지?

▲우리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 최근 "나는 더이상 좌파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어떤 의미인지?

▲친북좌파, 빨갱이 등의 개념이 담긴 '좌파'는 아니라는 것이다. 국체를 부정하고 북한을 추종하는 그런 세력이 아니라는 의미다. 진보 개혁 세력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동안 주체사상에 맞서 싸웠고 맥아더 동상 철거를 반대했으며 한미FTA를 추진해 왔다. 친북 좌파, 빨갱이 등과는 거리가 멀다.

- 공약을 보면 시민단체들의 개발 반대 의견을 많이 수용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많은 기업들의 입장에선 불안할 텐데?

▲ 기업도 기업 나름이다. 나에게는 인천의 제조업 생산기반 복원이 가장 큰 고민이다. 건설회사들만 데려다가 아파트만 잔뜩 짓는 개발은 동의하지 않는다. 일부 건설회사들이 염려하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잘못된 건설은 못하게 할 것이다. 환경을 파괴해서 괴물같은 콘크리트 덩어리를 만들어 놓고 골치만 썩게 해 놓고 선 건설회사 배만 불리는 개발은 안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해야 한다. 송도도 포스코건설 시스코 등 건설 관련된 업체들만 들어와 있다. 그것도 필요하긴 하지만, 첨단 제조업이나 셀트리온 등 BT산업의 기업들이 들어오도록 할 것이다.

- 구도심 재개발 활성화의 대안은?

▲ 구도심 재개발을 제대로 하려면 신도시에 아파트를 그만 지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신도시에 공급이 몰리면 구도심 재개발 아파트의 분양이 안 되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또 200여 군데가 넘는 재개발 지역의 순서를 잘 정리해서 추진해야 한다.

원주민 정착률이 20%가 안 되는 것도 문제다. 원주민 다 쫓아내는 재개발을 하면 뭐하냐.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영구임대 아파트 더 지어야 한다.

재개발 조합에만 맡길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시가 나서서 주변의 공공성 문화시설, 지하철, 인프라 등 백업해줘야 재개발이 성공한다. 그런데 현재 시는 아무 대책도 없이 인천대를 송도로 빼갔다. 그러니까 제물포 지역이나 도화지역 재개발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천교육청을 도화지역으로 옮기고 그곳에 도서관ㆍ레저문화시설을 넣어서 옛 인천대 주변을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조성할 계획이다. 그래야 인근인 동구ㆍ남구 구도심 상권도 살아나고 근처의 다른 재개발 사업도 활성화된다.

-인천대교 통행료 인하,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지구 연장, 제3연륙교 등 수많은 SOC 조성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 자세한 얘기는 인수위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서 정책을 정하겠다. 사실 요즘 너무 힘들다. 더 공부하고 예산, 제도적 검토 하고 종합보고 들은 뒤 판단하겠다.

- 야당 시장으로 정부에서 예산 따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 안상수 현 시장은 여당되니 더 못하더라. 제대로 된 것이 없다. 그동안 사실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대부분 야당 광역단체장과 여당 대통령과 동거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안 시장만 야당이었던 게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도 노무현 대통령 당시 밑에 있었지 않았나.

나는 어찌됐던 중앙 정치인맥이 안시장보다 훨씬 낫다. 중앙에 가서 설득 하고 도움을 요청하겠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가 17대 국회 재경위 시절 같이 했던 분이고 참여정부에서도 일했던 분이다. 잘 소통할 수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도 대학 선배로 재경위 소속 동료 의원이었다. 두 중요한 장관들과 잘 알고 개인적 관계도 잘 맺고 있다.

당선 후 청와대 박형준 수석이나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등에게도 다 전화해서 인천 국회의원들과 같이 만날 약속도 잡아 놨다. 어찌됐던 지역 전체를 위한 일인 만큼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 전체 상대로 정무적 활동을 잘 펼치려고 한다.

2년 후에는 정권이 또 한 번 바뀌는데, 인천이 처한 제도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대선을 활용할 계획이다.

- 살생부 등 공무원들이 요즘 불안해 한다. 어떤 인사ㆍ행정의 원칙을 갖고 시정에 임할 생각인지?

▲ 살생부는 없다. 선거 끝나면 늘 나오는 소리 아닌가? 선거 내내 말했지만 탕평책을 쓸 것이다. 내가 호남 출신이라고 특정 지역 편중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말로 하는 것 보다는 여태까지 어떻게 해 왔는지를 보고 좀 그대로 써달라. 송영길이는 십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보좌관이나 비서관, 구의원, 시의원 공천 다 포함해서 지역 탕평으로 사람을 썼다. 절대 호남 중심으로 하지 않았다. 지금의 비서실장도 경남 출신이다.

-당선자가 꿈꾸는 인천은 어떤 도시인가?

▲선거 기간 동안 시민들에게 건강도시, 어울림 도시, 안심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인천을 대한민국의 경제수도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세웠다.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이지만, 뉴욕이 경제 수도 노릇을 한다. 인천도 뉴욕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로 발전시킬 것이다.

또 인천이 너무 회색도시인데 녹색 환경 도시로 가꾸고 싶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나 복지, 교육이 매우 취약했는데 그 부분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다.

무엇보다 교육에 중점을 둬서 인재가 모여 드는 도시로 만들 것이다. 인천은 지정학적 위치 경쟁력은 이미 갖고 있다. 다만 운용 능력과 지적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게 평소 소신이다. 국제 항만, 공항 등 외적 인프라는 갖춰져 있는데 운용 능력과 국민들의 지적 능력, 언어구사능력, 업무 능력 등은 취약하다. 교육이 낙후되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태론 땅만, 몸만 대주고. 외지 사람들한테 다 내주게 된다.

2년마다 도시축전 비슷한 행사를 하겠다는데, 이를 중지시키고 동북아 해양도시 협의체를 만들어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 이미 인천발전연구원 연구보고서도 나왔던데, 상해ㆍ대련ㆍ후쿠오카 등 일본 중국의 황해 바다 연안 해양도시들과 네트워크 협의체를 만들어 상호관심사를 논의하고 토론하고, 무역을 활성화시킬 것이다.

- 정무부시장, 계양을 보궐선거를 놓고 하마평이 오가는데, 당선자 본인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 (웃음). 잘 해야죠 뭐. 지금 그런 거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

- 대권 도전의 꿈을 밝힌 적이 있는데, 인천시장은 중앙 무대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섭섭하지 않겠나?

▲ 인천이 대한민국 중심도시 되는 것, 성공시키는 것이 개인적 프로그램보다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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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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