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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경제레터] 물, 재앙,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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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한 사람이 조난을 당했습니다. 그에게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물이라고 합니다. 망망대해의 바다. 그곳은 물 천지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바닷물을 마시면서 살 수는 없습니다. 물론 염분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난당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비가 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구상에서 물 때문에 가장 고통받는 곳은 아프리카입니다. 지금도 이곳에선 몇 시간이나 걸려 물을 길어오는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물을 길어오는 노동에는 아이들이나 임산부까지 동원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길어온 물도 깨끗하지 않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배탈과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현장을 TV를 통해 심심찮게 목격하곤 합니다.
물과 인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물이 있었기에 인류의 진화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 있어 물은 그만큼 중요한 자원입니다.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물 부족 문제는 심각합니다. 널린 게 물 같지만 따져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 인구의 17%가 물 부족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물 위생문제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인구역시 40%에 이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세계 물시장 규모가 2000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실감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바로 이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인사이트가 중국의 물 문제를 입체적으로 해부했습니다. 중국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입니다. 결코 남의 나라 문제로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문제입니다.

물 때문에 중국이 어떤 고통을 받게 될지,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들의 산업과 국민건강에는 어떤 형태로 연결될지 들여다봤습니다.

■물 부족, 오염이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경제대국으로 점프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이같은 성장때문에 오히려 발목을 잡힐 위기에 놓여 있다.

중국은 세계 4번째 물 보유국이다. 캐나다와 비슷한 물 자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왜 물 걱정을 해야 할까?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의 진전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중국의 물 수요 증가율은 매년 두 자릿수였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모여들면서 세탁기와 자동변기, 샤워시설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소비량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캐나다와 비슷한 물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캐나다의 40배가 넘는 인구가 물을 소비해대니 그럴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빨리 물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나라가 된 것이다.

■오염도 심각한 문제다. 지난 30년간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 됐다. 도시와 공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물을 호수와 강으로 흘려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탓에 48개의 주요 호수가 심각한 오염상태이다. 수질 검사 결과 양자강과 황하 줄기의 4분의1이 농업용으로서도 불가능할 만큼 오염도가 심각하다. 매일 3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다.

작년 2월 중국 북부지방에선 심각한 물 부족현상을 겪었다. 같은 달 장쑤성 동쪽에선 20만명이 3일 동안 물 때문에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화학공장에서 유해물질을 강으로 내보내 단수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강수량도 문제다. 남부의 강우량은 연 2000mm나 된다. 그러나 북부지역의 강우량은200~400mm에 불과하다. 반면 물 수요는 황하 북쪽에 편중되어 있다.

기후 변화도 물문제를 부추기고 있다. 히말라야 빙하의 용해, 줄어드는 농경지, 떠오르는 해수면 등의 문제로 해안이 오염돼 가고 있다.

■물 부족으로 북부 지역에 사막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자원 부족으로 공장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상하이와 텐진 같은 대도시에선 해수면 상승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고 물 수요는 늘어나니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물 부족 문제는 식량 부족과도 연결된다. 지난 10년 동안 6.6%의 농경지를 잃었다. 주요 농경지인 산둥으로 흐르는 황하강은 4000만 큐빅 미터의 물이 감소했다.

수은, 비소, 카드뮴을 함유한 물 때문에 암, 기형아 출산, 신장과 뼈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실제로 호수나 강가에 사는 주민들에게 이같은 자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후진타오 정부는 수질 개선을 위해 4대 강에 댐을 세워 홍수에 대비하고 물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

2020년까지의 물자원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을 세웠지만 역부족이다. 물론 여기엔 물 수요자체를 줄이는 방안까지 포함돼 있다. 사용된 물의 재활용, 물 사용량이 많은 산업을 억제하는 대책도 내놓고 있다. 아직은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물을 오염시킬 경우 벌금부과를 강화한다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환경보호담당 부수상인 우 시아오칭(Wu Xiaoqing)은 앞으로 2~3년 동안 물 공급시설, 정화시설에 9000만위안을 투자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중국 정부가 좀더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수자원 문제로 중국은 미래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특히 잘못된 수질 관리로 인해 오는 영향은 심각하다. 경제성장은 물론 식량부족, 국민건강 악화, 사회적 불만 등의 도미노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권대우의 경제레터’는 글로벌 인사이트와 아시아경제전략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지구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리얼타임 경제, 경영자료와 글로벌 예측정보를 수시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기업경영 현장에서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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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 회장 presid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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