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조흥원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
대담=김영무 부국장 겸 산업부장
제조일자 표기 소비자 위한 도리 했을 뿐
생활습관 바뀌기 어렵듯 준비 기간만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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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우유하면 생각나는 72년 전통의 서울우유.국내 우유업계 1위 기업인 서울우유의 변신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다.서울우유는 업계가 모두 주저할 때 과감히 제조일자 표기제를 도입했다.제조일자 표기제는 말 그대로 우유제품의 제조일을 표기하는 것.그동안 우유업체들은 유통기한만 표기해왔다.
서울우유가 제조일자 표기제를 도입한 것은 그만큼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이같은 자신감은 소비자들의 신뢰로 이어졌고, 지난달에는 무려 4일 연속 1일 평균 1000만개 이상의 우유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출산율 감소로 1일 평균 우유판매량이 800만개 선에 머물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일대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같은 서울우유 변화의 선봉에는 조흥원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67ㆍ사진)이 있다. 15대 조합장을 거쳐 지난 2007년 제17대 조합장에 취임한 그는 보수적인 회사로 유명한 서울우유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위해 맨 앞에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도리를 다하는 것이 최고의 선(善)"이라고 말하는 그와 만나 미래의 서울우유 모습을 그려봤다.
-제조일자 표기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높다.자체 평가를 한다면.
▲사실 히트를 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과문해서(웃음). 성과는 일천해 아직 종합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다만 소비자들, 특히 젊은 층에서 좋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이번 도입에 대해 동종업계에서도 비아냥거리는 소릴 들었다. 심지어 정부 기관에 업계를 혼란시킨다는 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업계 뿐만 아니라 식품산업에 종사하는 제조업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게 제품의 신선도와 안정성이다.
최근 기술이 좋아서 유통기한이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알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소비자를 위해 해야 할 도리를 다할 뿐이다.
제조일자 표기 시행한 지 이제 세달 가까이 됐는데 처음 한달 정도는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데만 의의를 뒀고 아직 매출이 나아졌다 판단하기는 이르다. 올 연말 쯤 가면 소비자들에게 사명 다한 것에 대해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제조일자 표기제 도입을 놓고 내부의 반대는 없었는지 궁금하다
▲고백하자면 내부에서의 반대가 무척 많았다.소비자들이 보자면 우유곽에 몇 글자 쓰는 것 뿐이지만 내부적인 작업은 무척이나 어려웠고 비용 또한 많이 드는 일이었다. 특히 공장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
자정을 지나면 날짜가 변경되는데 이때마다 제조일자를 달리 표기해야 한다. 자정에는 공장 근무자 교대가 불가능하다. 보통 밤 7~8시 쯤에 교대를 하는데 자정까지 제조일자를 달리 프린팅하기 위해 공장설비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
유효기간도 같이 표시해야 해서 2가지를 동시에 표기해야 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 드는 고정비용만 10억원 이상이 추가로 소요된다.
사람의 생활습관이 변한다는게 무척이나 어렵듯이 이번 과정의 준비기간만 1년 이상 걸렸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 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조합장 부임후 보수적인 서울우유가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조직이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 지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유산업이 매년 10%씩 성장했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정체되기 시작해 2000년대 들어와서는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출산으로 아이들의 수가 줄고 있고 과영양이란 문제로 비만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우유산업이 한계 내지는 절정기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현재 여러가지 방향으로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내부 문화와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21세기 기업의 당위성이라고 할까 필연적으로 해야할 부분이다. 녹색성장 부분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해 지난 7월 녹색경영을 선포했다. 사회 공헌 분야에서도 현재 가까운 중랑구청과 연계해 여러가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우유는 우유산업의 1등 주자답게 앞으로도 1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종합식품기업을 목표로 커피사업에도 진출했다.다음 사업계획은 무엇인가?
▲우유회사가 커피사업에 집중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는데 도토루커피의 50%는 우유다. 즉, 이 제품은 우리가 보기에는 우유제품이다. 이처럼 우유 쪽에만 치중하다 보니 사업 역량에도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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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획실 내에 미래성장사업팀을 만들어 가능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양평에 있는 생명공학연구소를 통해 인체에 유용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젖소를 탄생시킬 계획이다. 젖소에 대한 체세포 복제기술은 서울우유만이 갖고 있다. 서울대는 물론, 제이콤과도 복제 소 생산에 관한 공동연구 계약(MOU)을 맺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抗)바이러스성 단백질인 인터페론을 생산하는 젖소가 늦어도 내후년에는 탄생할 것이다. 미국에선 유용단백질을 약품화한 것도 있다. 이밖에 다른 유용단백질이 함유되는 우유가 나온다면 세계 각국에서 눈독을 들이는 엄청난 상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한강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일 수도 있겠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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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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