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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와 성묘 풍속도..지금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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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추석이 다가왔다. 오랜만에 일가친척들이 모이고, 성묘를 하고 차례를 지내게 된다. 추석은 조상들께 한해를 무사히 잘 보내고 있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살아있는 후손들이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도록 은덕을 비는 의미가 크다. 또 반가운 가족들이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고 선물을 주고 받으며, 정을 나누기도 하는 때가 바로 추석이다.

이런 모습은 과거와 지금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벌초, 성묘나 차례 등 의식이 간소화된 것은 사실이다.

아직까지 자식된 도리로 명절 성묘하기 전 벌초를 직접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바쁜 직장생활로 함께 모이기 힘든 가족들은 벌초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기기도 한다.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최근 3~4년 전부터 인터넷 벌초 대행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우리 회사와 같은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2년 전까지만 해도 문의가 폭주해 소화를 못할 정도였지만 작년 경기침체에다 업체간 경쟁도 심해져 이번 추석을 앞두고 3분의1정도 일감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평균 3인1조로 짜여진 3~4개 팀당 하루 20건 정도 벌초를 하는데 보통 100평정도 묘소를 다듬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정도다. 이 관계자는 "1팀이 최대로 할 수 있는 양은 하루 1000평정도"라고 설명했다.

업체에서 벌초할 때 쓰는 기구는 가정용이 아닌 공업용 예초기를 사용한다. 봉분에서 먼 곳부터 중심부로 벌초의 순서가 정해져 있다. 비용은 20평 기준 7만원 수준이고 업체마다 1~2만원 정도 차이가 있다. 이외에도 이런 업체들은 묘지관리와 잔디를 입혀주는 등 다른 일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벌초와 관련된 자격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을 고용할 시 조경업을 전공했거나 장래지도사를 쓴다고 한다. 일감이 많을 때는 아르바이트생이나 인력소개소에서 인력을 확충한다. 벌초는 추석이 되기 40일전부터 작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기존 조상들의 묘소를 이장해 납골당에 모시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번 추석때 가족들과 조상들은 모신 납골당에 분향을 하러 갈 예정인 이성훈(남 35)씨는 "조상들 묘소에서 가깝게 사는 사람이 주로 묘소관리와 벌초를 하게 되지만 여의치 않아질 땐 가족들이 의논한 후 납골당에 이장하는 예가 주변에서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벌초, 성묘, 차례 등의 의식은 '조상 숭배'의 의미가 담겨있다. 민속학자들은 이런 풍습을 관혼상제나 통과의례 같은 항목에 포함시켜 놓았다. 종교적인 행사라기보다 하나의 민속정도로 여기기 때문이다.

반면 종교학의 입장에서는 조상숭배가 민속일 뿐 아니라 엄연한 종교적인 현상이다. 남성이 주축이 되는 조상숭배와 여성이 중심이 되는 가신(家神)신앙이 균형을 이룬다는 점에서 높은 종교성이 발견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신이란 집에 거주한다고 믿어지는 신으로 여성적인 원리를 대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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