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빙간 위헌논란 형벌권 행사해야 하나
혼인빙자간음죄는 '혼인을 빙자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해 간음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 데 따른 범죄다.
여성부는 공개변론에 앞서 발표한 의견서에서 의견서에서 "혼인빙자간음죄는 피해자를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로 한정해 남성에 대한 차별 소지가 있고, 여성을 자신의 성적 의사 결정의 자유를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존재로 비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폐지 의견을 밝혔다. 여성의 정조와 처녀성을 중요시하는 시각이 내포돼 있다는 것이다.
여성부는 또 "최근 미국 및 독일의 경우 평등원칙에 근거하여 대표적인 성범죄인 강간죄의 피해자를 중성화시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독일의 경우 1997년 형법 개정을 통해 강간죄의 객체를 '부녀'에서 '타인'으로 개정해 강간죄의 피해자에 남자도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변론에서 위헌론 측의 참고인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혼인빙자간음죄는 성의 개방과 자유화가 자리잡은 현대 한국사회 시민의 성생활에 전혀 조응하지 못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인빙자간음죄는 가부장적·도덕주의적 성이데올로기를 강제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 시민에게 형벌을 가함으로써 ‘형법의 보충성의 원칙’을 거스르고 있고, 도덕적 책임이 있는 자에게 형사제재를 부과하므로 ‘책임주의’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변론에서 여성부는 위헌을 주장하고 있지만 법무부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 비밀 등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지만 과도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보호하려는 정당한 목적이 있다"며 합헌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유림단체도 합헌을 주장하고 있다 사회통념으로 볼 때 남자보다 여자가 혼인빙자간음죄의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크기 때문에 여성부의 위헌 주장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개변론의 합헌측 참고인인 김일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혼인빙자간음죄 등을 통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는 종전에 여성에게 차별적으로 씌워졌던 전근대적인 성도덕 부담을 무너뜨리고 여성이 자유로운 성적 인격의 주체라는 점에 대한 일반예방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남녀 간의 성적 피해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편견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혼인빙자간음죄의 유형에서 침해될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혼인빙자간음죄는 형사정책적으로 간통죄와 명예훼손죄에 비하여 국가형벌권이 과도하게 행사된 적이 별로 없었고,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혼인빙자간
음의 피해자가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인바, 결국 혼인빙자간음죄는 여전히 당벌성과 가벌성 그리고 더 나아가 처벌의 필요성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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