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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떠나는 전라도 여행[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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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철 시인의 남도의 흰 빛 그리고 푸른 빛<5>

오늘 날 우리들 삶의 모습들이 스며있는 그릇들로 탄생되었다.

고려청자는 단순히 재현해내는 것뿐 아니라 재해석을 하여 오늘날의 미감이 함께 어우러진 그릇으로 재탄생해야한다는 것이 이영탄의 생각이다. 그 결과로 이영탄의 청자들은 남도의 녹청 빛, 천청 빛에 오늘 날 우리들 삶의 모습들이 스며있는 그릇들로 탄생되었다. 양수기로 항아리안의 물을 뿜어 목 타는 논에 푸른 물을 콸콸 대는 그릇, 오줌싸개가 걸터앉아 푸른 바다에 오줌을 싸는 그릇, 버스가 도로를 가고 어부가 길을 걷는 풍경이 조각된 그릇, 강진 바닷가에 섬 하나 떠 있는 드넓은 갯벌형상의 그릇, 부녀 지간에 오토바이를 함께 타거나 부자 지간에 함께 배를 저어가는 모습의 그릇, 두 아이들 풍경이와 연잎이와 그의 아내를 등 뒤에 태운 이영탄이 말이 된 작품 등등이 그 것이다.
이영탄의 청자 그릇의 큰 특징은 여러 조그마한 흙인형들이 항아리나 병에 붙여져서 몸이 되는 그릇들과 하나로 어울려서 전체가 한 몸으로 시적인 이야기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욕심을 줄이고 소박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직설적인 표현 방법인데도 그는 아이가 만든 것처럼 자연스럽게 만들어 내고 있다. 그가 동심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마음 공부가 만만치 않음을 미루어 알 수 있다.

이영탄의 아이들은 그 이름(이풍경,이연잎)처럼이나 예뻤다. 이영탄이 푸른 그릇을 그렇게 예쁘게 빚는 것도 늘 예쁜 아이들을 그의 손에서 놓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일 자로 된 그의 집, 첫 번째 방이 그 아이들이 있는 살림하는 방이고, 두 번째가 뒷 창이 있는 다 만들어 진 그릇들이 놓여 있는 방이고, 세 번째가 그가 그릇들을 빚는 방이었다. 이영탄도 아이들을 방금 어루만진 손으로, 그 체온이 아직 남아있는 손으로 푸른 청자 그릇을 빚어 올리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릇들에는 풀밭이 있고 아이들이 있고 바다같고 하늘같은 남도의 사랑이 푸르게 깃들어 있는 것이다.

작년에 인연이 있어서 충남 태안의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연구소에 가서 태안 앞바다에서 바로 인양된 고려청자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 그 때 방사상의 빗살모양의 음각문이 새겨진 분합을 보고 연구 위원들이 처음 나온 문양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었다. 그리고 올해 목포의 같은 연구소에 같더니 그 분합을 새로 잘 만들어서 복제품으로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하고 있었다. 이영탄의 집에서 떠나오는데 그가 우리 일행에게 선물로 준 것이 바로 그 분합이었다. 나는 마음속으로만 이영탄이 전문가들에게는 인정을 받고 있구나하고 생각을 하였다.
남도의 산천과 바다는 그들의 푸른 빛을 가슴에 적시어 주었을 것이다


찾아간 날이 후에 알고보니 이영탄의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화랑에서 열리는 기간 중 어느 날이었고, 예고 없이 갔는데도 그는 그의 작고 아담한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서울 전시회에 있는 것보다 강진 바닷가 집에 있는 것이 오히려 마음에 편한 사람, 그가 그런 사람이어서 남도의 산천과 바다는 그들의 푸른 빛을 그의 가슴에 흠뻑 적시어 주었을 것이다.


▷ 흰빛과 푸른빛을 찾아가는 길


고려청자의 최대 도요지였던 전남 강진에서는 현재 수많은 도예가들이 30여개의 민간도요에서 옛 고려청자의 푸른 비색을 재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강진군 대두면 저두리에서 금릉도요를 운영하고 있는 이영탄씨의 청자는 도예가들로부터 옛 빛에 가장 가까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릉도요는 강진읍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고려청자도요지 쪽으로 20여분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강진만의 가우도가 푸른 바다위에 떠있고, 도로 왼편으로 밭 사이에 위치해 있다. (061-434-0303)
투박하고 서민적이면서도 뭔가 기이함을 내품는 보성 덤벙이(분청 백자)는 조선시대 초기 이 지역 민초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그 맥이 끊긴 것을 송기진 씨가 보성읍 봉산리 소재 보성요에서 재현하고 있다.
녹차 수도로 널리 알려진 보성에서 보성 덤벙이가 재현된 것은 오랜 시간을 두고 덩벙이에 스며드는 녹차물에 추상적인 그림이 나타나면서 세월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보성요는 보성읍에서 회천방면으로 약 8km(10분 소요) 가량 가다보면 대한다원을 지나 봇재다원 옆 내리막길로 가다보면 영천저수지 바로 왼쪽편에 위치해 있다.

▷ 식당
강진군 강진읍 농협 후문 쪽에 위치한 이슬식당은 생선구이와 생선조림 전문집이다.
이슬식당의 생선모듬구이는 병어, 삼치, 갈치, 고등어, 조기 등 각종 생선들이 노릇하게 구워져 한상 가득 올라와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적당히 소금간이 밴 생선들은 밥 반찬은 물론 간단한 반주용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애주가들로부터 술안주로 인기가 좋은 생선조림이 있다. 인근 해역에서 잡힌 병어와 갈치에 얼큰한 양념과 신선한 야채를 곁들인 생선조림은 매콤하면서 개운한 맛을 자랑한다.
생선구이와 생선조림의 가격은 1만5000~3만원으로 인원수에 따라 종류별로 즐길 수 있다.
이슬식당의 또다른 자랑은 자연산 장어요리. 소금이나 특수소스를 곁들인 자연산 장어를 참숯에 구워낸 맛을 그야말로 일품이다. 자연산이라는 희귀성 때문에 ㎏당 12만원으로 가격은 비싸지만 귀한 손님 대접에는 더할 나위 없다.
(061-432-5181)
보성 율포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남태평양횟집은 밀려오는 파도와 모래사장을 한 눈에 바라보며 자연산 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시사철 농어, 광어, 돔 등 철에 맞는 다양한 회를 골라 먹을 수 있다. 가격은 ㎏당 8만원선.
식당 안에 앉아 통창을 통해 푸른바다와 모래사장으로 밀려드는 파도, 특히 저녁때면 바다 저편 멀리 보이는 태양과 노을을 벗삼아 자연산 회와 한 잔 곁들이는 소주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061-853-5850)

▷ 숙박
보성 녹차밭을 지나 보성군 회천면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폭 60m와 길이 1.2km에 이르는 은빛 모래밭에 50∼60년생의 소나무들이 숲을 이뤄 운치를 더해 주는 율포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공해 없는 청정 해역 득량만에 위치한 율포해수욕장 인근에 콘도, 모텔, 민박 등 숙박시설들이 즐비하다.
먼저 보성다비치콘도(061-850-1111)는 17ㆍ18평형, 22평형, 33ㆍ35평형, 41평형 등 81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숙박료는 평형에 따라 18만∼38만원으로 다양하다.
인근에 위치한 모텔은 보통 3∼4만원 선이며 민박 역시 사람 수와 금액에 맞춰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 여행 문의
강진군청 관광개발팀 061-430-3174, 보성군 문화관광과 061-850-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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