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광화문. 청계광장에 이르는 세종로 중앙의 광화문광장에는 북한산에서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국가상징축이자 경복궁의 생명축이 담긴 육조거리와 월대가 재현되고 역사물길로 명명된 실개천도 흐른다. 기존의 이순신동상 주변에는 그의 승전을 상징하는 분수와 해치마당이 만들어졌고 오는 10월 한글날에는 세종대왕상도 들어서게 된다.
광화문광장은 그래서 국민 누구나가 함께 할 수 있는 광장이어야 한다. 모두 모여 축제도 벌리고 굿판도 펼치며 대화하고 토론하고 소통하는 광의의 공간이 돼야 한다. 그러나 광화문광장에서는 불과 개장 이틀 만에 10명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야 4당 관계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인 그들은 '광화문광장 관련 조례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다 잡혀갔다. 이들은 릲일반 시민이 광화문광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 등 두 곳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릳며 릲광화문광장에선 사실상 집회와 시위가 금지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다릳고 주장했다.
이 같은 갈등은 서울시가 조례를 만들 때부터 예견돼 있었다. 광장 사용목적을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이라고 명시하고 사용일이 중복될 때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를 우선 허가하며 행사를 허가한 후에도 시민 안전 확보와 질서유지 등을 위해 필요할 경우에는 허가를 변경할 수 있게 돼 있다.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광장을 권력이 선점하고 '건전'하지 못한 행사는 언제라도 취소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스스로 광장을 닫는 꼴이 됐다.
그들은 또 새로이 광장을 설계할 때는 '광장공포증'도 고려해야 하며 시민이 자발적이고 즉흥적인 참여가 가능한 공간, 창의적 영감을 줄 수 있는 공간,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광장을 '무정형의 장소'라고 한다.
광화문광장 역시 시민들이 모여 자유로이 발표하고 토론하고 즐기며 열정을 쏟아내는 공간 이 되야 한다. 설치된 조형물만을 감상하는 박제화한 공간이 돼선 안 된다. 물론 일부 집단의 이익을 위한 장소가 돼서도 안 되지만 어느 세력에 의해 지배돼 다양성이 봉쇄된다면 '광화문공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