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명장에 길을 묻다
홍덕표 GS건설 플랜트 기술명장
30년 넘게 플랜트와 씨름해온 홍덕표 기술명장은 지난해 이맘때쯤 다시한번 기쁨을 맛봤다
.
플랜트 건설현장과 본사, 태국 발주처를 다함께 긴장 속에 몰아넣은 ATC아로마틱공장 플랜트가 시운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이 순탄하게만 끝났다면 준공식이 지나면서도 무덤덤한 느낌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공장은 모든 기계와 장비, 배관 등이 완벽하게 갖춰졌음에도 시운전단계에서 적지않은 문제를 드러냈다. 배관을 지나는 뜨겁고 차가운 물질들이 서로 부딪치며 충격을 줘 배관 일부가 파손되고 구조물에까지 영향을 줬던 것이다.
홍덕표 기술명장은 이런 난국에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했다. 30년의 경험을 살려 모든 설비와 기기들의 특성을 점검하고 프로세스를 꿰뚫어보았다.
망가진 구조물을 복원하고 배관내의 충격의 원인을 찾아낸 그는 휘어지고 쪼개진 배관을 다시 짜맞춘 후 미세한 충격까지 고려해 시운전에 성공했다. 태국 라용의 공장에서 보름동안 종횡무진한 그의 노력끝에 준공기일에 맞춰 무사히 플랜트공장을 발주처에 인계할 수 있었다.
$pos="C";$title="";$txt="◆30년 넘게 플랜트 공정분야 엔지니어로 종사해온 홍덕표 GS건설 기술명장. 플랜트 설계도를 가리키며 플랜트 건설과정을 설명하고 있다.";$size="500,333,0";$no="2009072106533114396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기술명장'으로서 이런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지난 2007년 1월 회사측이 배려한 덕분이다. 그를 '기술명장'으로 선임, 정년과 관계없이 각종 플랜트 프로젝트의 기술적 문제를 조언하고 해결하도록 했던 것이다.
홍 명장은 "은퇴시점에 회사에서 큰 선물을 받은 셈"이라면서 "이를 개인적인 영광으로만 돌리지 않고 보다 유용하게 개인이 가진 노하우를 전수해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플랜트엔지니어다. 조금은 젊어보이는 외관과 달리 말을 할수록 자신이 걸어온 분야에 대한 자긍심과 노하우가 배어나기 때문이다.
이력은 다소 독특하다. 발주기관인 정유회사를 거쳐 위탁 시공사인 건설회사로 전직한 경험 때문이다.
1979년 칼텍스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5년만에 1983년 현대정유로 옮겨간다. 이때 현대정유가 대산공장 설립을 추진할 때다. 칼텍스라는 회사만 해도 안정적이었는데 당시 신생업체인 현대정유를 선택했다.
"베이직설계를 미국회사에서 맡는다고 했는데, 그게 아주 매력적이었다. 배울게 많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단순한 호기심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미국 엔지니어들과 베이직설계부터 건설, 시운전, 상업운전에 이르는 과정을 같이 했다. 그의 플랜트 건설과정에 대한 욕심은 플랜트 엔지니어의 명장으로 거듭나게 했다.
15년여의 정유회사 생활을 경험한 그는 다시 LG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노하우를 쌓게됐다. 1993년 GS건설의 전신인 LG건설의 자회사 LG엔지니어링을 세번째 직장으로 선택했던 것이다.
발주자의 입장에서 경험한 것을 시공사에서 살려 보다 시공과정의 오류를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플랜트 건설을 달성해보자는 의도였다.
그는 1998년 카타르 NODCO 프로젝트에 이어 200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OCR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NODCO 프로젝트는 당시 7억달러 규모의 정유프로젝트였고 OCR도 정유프로젝트였다. 이란의 SP9~10 프로젝트도 그의 머리를 빌렸다.
역삼동 GS타워에 마련된 그의 방에는 복잡한 플랜트 공장 설계도는 널려있지 않다. 대신 간단한 스케줄 표가 그의 일정을 대신 말해준다.
그의 전공은 엄밀하게 말하면 정유화학 플랜트의 공정설계 분야다. 기계와 전기, 계장, 토목 등이 융합되는 플랜트에 들어갈 기계를 선택하고 기기 제조업체나 설계업체의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 주업무다. 수차례의 단계별로 건설되는 플랜트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조화시키는 것도 역할 중의 하나다.
그는 "플랜트에 들어가는 펌프가 기본설계도에 들어가 있지만 얼마만큼의 압력에 어떤 위치에 설치해야 하는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는다"면서 "공정설계 엔지니어는 하나하나의 기기의 출력을 맞추고 전체가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맞추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플랜트에 들어가는 펌프라도 단순히 구매해서 설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고부가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일일이 계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플랜트 건설공사가 다 끝나고 시험가동에 들어갈 때가 가장 긴박하다고 한다. 설계도에 맞게 꼼꼼히 점검을 거쳐 완공하고나서 시험가동단계에서 오작동이 나오거나 심한 경우 설비가 망가지기도 해 신경이 가장 예민해지기 때문이란다.
"이론만으로는 고부가 상품 제조가 안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실제 경험을 해봐야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고 완성단계에서 빚을 실수나 오류를 막을 수 있다. 마치 옷을 치수에 맞게 재단하고 재봉질을 해서 입어봤는데 뭔가 부자연스럽고 편하지 않게 느껴 다시 수선하는 것과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가장 보람있는 일은 시공상 완벽했지만 준공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단계에서 막혔다 풀리는 때라고 한다. 그는 앞으로 개인적으로 겪은 사례를 DB화해 후배 엔지니어들이 이론과 함께 실무경험을 함께 겸비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게 꿈이라고 밝혔다.
◆GS건설 홍덕표 기술명장 이력
1951년 4월20일 생
1979년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졸업
1979년 칼텍스 입사
1983 현대정유 입사
1993년 LG엔지니어링(GS건설 전신) 입사
1998년 기술연구소
1998년 NODCO 프로젝트
2000년 기술담당
2002년 OCR 프로젝트
2004년 플랜트공정팀
2005년 전문지원팀
2007년 기술명장 선임
2007년 전문지원팀
2009년 플랜트공정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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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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