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10일, 대한민국은 한편으로는 어처구니없고 한편으로는 치욕스럽기까지 한 일을 당했다. 69세의 한 노인에 의해 국보 1호인 남대문이 불에 타 소실된 것이다.
사건 자체가 황당한 일이기도 했지만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한 것은 이를 계기로 드러난 문화재 관리 실태였다. 당시 남대문의 보험가액은 9500만원, 연간 보험료는 8만3120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시내 웬만한 상가의 연간 보험료가 수십만원대에 달하는 것을 감안했을때 보험료 상으로 드러난 국보 1호의 몸값은 일개 상가에도 미치지 못했던 셈이다.
문화재의 가치를 따질 수 있느냐라고 물어본다면 대답은 궁색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남대문 화재 사건에서처럼 문화재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폄훼되는 사건을 접할 때면 어거지로라도 문화재의 가치를 따져들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게 된다.
한국관광연구원은 지난 2월 국내 몇몇 중요 문화재의 공익적ㆍ경제적 가치를 따진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에서 다뤄진 문화재 중에는 국내 9개 세계문화유산 중의 하나인 창덕궁과 세계기록유산인 해인사 대장경판, 세계무형유산 종묘제례 등이 포함됐다.
이 연구를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로 이뤄졌다. 그 결과에 따르면 창덕궁의 보존과 할용을 위해 설문 응답자들은 1인당 평균 월 1240원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국민 기준으로는 월 258억1000만원, 연간으로는 3097억4000만원이라는 결과가 나온것. 2007년 창덕궁의 관람료 수입 총계는 20억을 약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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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판에 대해서도 1인당 월 평균 1233원을 지불할 의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팔만대장경판의 관리 및 보호를 위해 전 국민이 연간 3079억9000만원을 지출할 용의가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종묘제례에 대해서도 비슷한 규모인 3184억원 지불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많은 변수들이 고려돼야 하는만큼 문화재의 가치를 매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관광연구원의 논문도 '거래가치의 관점에서 문화재의 가치는 논할 수 없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문화재의 가치를 따질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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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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