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1일(현지시간) 금융시장 개장 전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하고 101년 역사의 종지부를 찍는다. 파산이 곧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백악관이 새로 탄생하는 뉴GM의 지분 70% 이상을 갖게 되면서 사실상 ‘국영기업’으로 탈바꿈, 미국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옛 GM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강조했듯이 자동차 산업, 특히 GM은 미국인에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자동차 산업은 성공한 미국 중산층의 상징이자 미국식 자본주의 승리의 표식과도 같은 의미였다. 그중에서도 GM을 향한 미국인들의 애착은 컸다.

GM에 입사한 청년은 최고의 신랑감이었고 GM에서 수십년을 착실히 근무하면 나이에 걸맞은 보수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노조는 강성이었고 GM은 때마다 근로자들을 우대하는 정책을 발표해 미 언론으로부터 ‘착한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GM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애국’으로 비춰지던 시기도 있었다.

특히, 미국 자동차가 전성기를 누리던 50~60년대에는 그야말로 ‘GM 천하’였다. 1904년부터 GM의 본사가 위치한 도시 플린트 시에서는 노동자 10만 명(현재 7000명)이 일했고 GM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60%(현재 19.5%)를 점유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생각은 바뀌어가는데 GM은 변화하지 못했다. GM은 사원 복지 등에 지출하는 높은 고정비 때문에 자동차 가격을 낮추지 못했는데 이는 도요타 등 외산 자동차에 밀리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GM의 자동차 생산 1대당 복지비 지출 비용은 2200달러로 일본 자동차의 10배 이상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젊은이들은 ‘애국 마케팅’을 펼치는 GM보다는 값싸고 품질 좋은 일본 자동차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GM은 또 소형자동차, SUV붐에 편승한 고수익에 안주한 결과 미래형 자동치 시장을 선점하는데 실패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말았다. ‘이익이 적다’며 등한시 했던 소형차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붐을 맞았으나 GM은 이를 구경만 할 수 밖에 없었다.

경영진들은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품질 향상보다는 단기수익에 급급했고 보유하고 있던 현금은 연구개발 보다는 유럽 기업 인수합병에 쏟아 부으며 몸집 불리기에 몰두했다. 2001년 이래 GM이 거둔 이익의 많은 부분은 자동차 판매가 아니라 GM의 금융자회사 GMAC으로부터 나왔으나 금융위기 이후 GMAC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GM까지 흔들리게 됐다.

GM은 결과적으로 따듯한 솥안에서 서서히 익어 죽어간 '온탕 속 개구리' 신세가 된 것이다. GM의 어제와 오늘은 아무리 훌륭한 기업도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스럽게 보여준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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