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전성시대] <5>세상 밖에서 다시뛰는 그들
KT 이석채·SKT 정만원 사장 대표적 성공사례
행정 경험 밑거름 삼아 민간출신 경쟁자 앞질러
정보통신분야와 금융업 분야에는 유독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이 많다.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동시에 동시에 각종 규제에 얽매여 있어 정부의 정책 방향을 잘 감지해내고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시 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텔레콤의 정만원 사장과 같이 '산전수전'을 이겨내고 민간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린 '청출어람형' 인사들도 있다.
◆"규제 있는 곳에 관료 있다"
유무선통신업계의 양대산맥인 KT와 SKT 모두 경제관료 출신 CEO가 이끌고 있다. 행시 고참은 KT의 이석채사장, 69년 행시 7회로 관가에 발을 디뎠다. 경력도 화려하다.
대통령 경제비서관, 경제기획원 예산실장과 차관을 거쳐 정보통신부 장관, 대통령 경제수석을 지냈다. 통산산업부 구조통상과장으로 관가를 떠난 정만원 SKT사장과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최근 KT와 KTF간의 조건없는 합병 승인을 이끌어내며 '노병'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사장이 선배다. 77년 행시 21회를 수석으로 합격하며 화려하게 공직에 입문했으나. 94년 (주)유공으로 이직하며 관가를 떠났다. 이후 SK캐쉬백 사업을 성공시킨데 이어 2003년 SK글로벌 사태를 해결하며 오너인 최태원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 SK그룹의 중추인 SK텔레콤 사장으로 입성했다.
이밖에 LG데이콤의 박종응사장도 관료 출신이다. 행시 19회로 경제기획원에서 일했다. LG그룹내 또다른 통신회사인 LG파워콤의 이정식 사장도 통상산업부 무역위 과장을 지냈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행시 14회)은 관에서 민으로 이직해 성공한 대표 케이스로 항상 거론된다. 코리안리는 지난 98년 박종원 사장 취임이후 세계 11위, 아시아 1위의 재보험사로 급성장했다.
한 금융공기업 CEO는 "박사장은 쟁쟁한 동기들에 밀려 사실 과천에서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며 "박사장이 코리안리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고 저마다 소질은 따로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사장과 행시 동기인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국세심판원장 재경부 세제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전통세무관료 출신이다.
정의동 골든브릿지증권 회장은 3년간의 코스닥위원장을 지낸뒤 골든브릿지에 합류해 '갑'에서 '을'로 위치가 뒤바뀐 케이스다.
◆인생 이모작..민간에서 새출발
웅진그룹에는 고위 공직자를 지낸 CEO가 둘이나 된다.
지난해 웅진그룹이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최고환경정책책임자(CGOㆍChief Green Officer)라는 직책을 만들었을때 영입된 이진 부회장이 스타트를 끊었다. 이부회장은 92년 환경처 차관을 지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처음 환경담당 부회장으로 영입됐다가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지금은 그룹 전체의 총괄부회장 업무까지 함께 맡게 됐다"고 전했다.
한미FTA 대책본부장을 지낸 임종순 웅진 홀딩스 사장 또한 지난해말 정통 경제관료에서 민간기업의 CEO로 배를 갈아탔다.
이밖에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행시17회), 박인구 동원 부회장(행시21회) 등이 관에서 민으로 이직해 성공한 사례들로 꼽힌다.
한 관료출신 CEO는 "안전한 공직을 버리고 민간으로 이직하는데 따른 두려움은 크다"며 "인생 이모작이라는 각오와 관에서 쌓은 행정경험을 잘 살린다면 민간에서의 경쟁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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