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 NHN과 닌텐도의 '성공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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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 요즘 NHN과 닌텐도 얘기가 단연 화제다.


국내 인터넷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NHN과 "닌텐도같은 게임기를 왜 우리는 개발하지 못하느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으로 갑자기 떠오른 닌텐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명에는 기업정신이 녹아있게 마련이다. NHN은 'Next Human Network'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졌으며, NHN의 포털인 네이버(naver)는 navigate(항해하다)와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er)의 합성어다. 차세대 휴먼 네트워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미래를 염두에 둔 비즈니스전략을, 인터넷 바다를 항해하며 새로운 온라인세상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도전정신을 엿볼수 있다.


그래서인지 NHN 직원들을 만나보면 주인의식과 자신감이 느껴지곤 한다. 이들의 마음 한켠에는 "세상을 내가 바꾼다"는 자존(自尊)의 DNA가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오죽하면 이석채 신임 KT사장이 얼마전 취임식에서 "주인의식을 갖는 네이버 직원들은 월급쟁이인 KT직원들을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주인과 월급쟁이는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KT직원들의 마음을 온통 헤집어놓았겠는가.

NHN은 1999년 삼성SDS 사내 벤처에서 독립한지 10년만에 1조원 매출 신화의 주역이 됐다. 하지만 NHN의 '미래 그리기'는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NHN은 당장 올해의 사업전략을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최휘영 NHN 대표는 지난 5일 실적 발표후 가진 콘퍼런스 콜에서 "경기 불황 여파로 광고시장 예측이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연간 실적 전망을 내놓지 못했다. 1조원 매출도 10년만에 처음이지만 그해 실적 예상치를 제시하지 못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NHN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온라인 광고시장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올들어 뉴스캐스트ㆍ 오픈 캐스트 등 네이버 사이트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NHN은 일단 연봉동결, 신규채용 축소, 원가 절감 등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일에 대한 열정과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는 NHN 직원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위기극복의 원천은 세부전략 보다는 직원들의 이같은 마인드에 달려있을 터이다.


일본 비디오게임업체 닌텐도는 야마우치 후사지로가 1889년 화투를 만드는 회사인 '닌텐도 파이'를 창업한 것이 시초다.화투와 운(運)을 연계한 때문인지 회사명도 '하늘의 뜻에 맡겨라'라는 뜻의 닌텐도(任天堂)다.


NHN이라는 이름에 미래에 대한 도전과 개척정신이 숨어있다면, 닌텐도에는 오히려 하늘의 뜻에 맡긴다는 순응의 정신이 녹아있다. 여기서 하늘은 바로 민심이고, 이는 즉 소비자의 마음이라는 설명이다. 어찌보면 정반대 요소처럼 보이는 개척과 순응이라는 두 가지가 동일한 성공인자를 품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닌텐도는 5000여 명의 직원이 연간 27조원의 매출과 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는글로벌 초일류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닌텐도의 남다른 경쟁력은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데서 가장 두드러진다. 최근 만난 코다 미네오 닌텐도코리아 사장에게서도 그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한국에서 닌텐도 게임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게임의 정의와 범위를 확대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도록 착안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의 일반적 예상을 뛰어넘어 소비자들을 놀라게 한 것도 성공비결이었다는 그의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는 취지였다.


"닌텐도 게임기를 우리 초등학생들이 많이 갖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런 것을 개발하지 못하느냐"는 대통령의 '한마디'는 아무래도 깊은 고민끝에 나온 말 같지는 않다. 단순히 성공 사례를 하나 거론하면서 "우리는 왜 이런 것도 못하지?"라고 질책할 일은 아니었던 듯 싶다.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있으면서도 제도적 허점과 정부 지원이 미비해 사장돼 버리는 피해사례는 없는지 먼저 살펴보고 챙기는 것이 순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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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네티즌은 인터넷에 대통령을 풍자하는 '명텐도 동영상'을 만들고, 심지어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알려주는 'MB 카운트다운' 프로그램까지 올렸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즉흥적 반응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민의와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활짝여는 일이다. IT산업 부흥을 위해 정부의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업계의 요구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이 대통령이 "NHN처럼 매출 1조원을 넘는 국내 인터넷기업이 앞으로 열개쯤 나올수 있도록 정부가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한 말씀'하시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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