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자수첩]어이없는 '살인마 팬카페'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여성 7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지지하는 팬카페가 개설돼 인터넷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2일 개설된 이 팬카페는 'ilovehosun(나는 강호순을 사랑한다)'이라는 주소로 만들어진데다 카페 개설자의 인터넷 닉네임이 'GreatKiller(위대한 살인자)'여서 모두를 경악케 했다.

더구나 이 팬카페의 회원이 카페 개설 나흘만인 5일 현재 1만6000명을 넘어서고 있어 살인자를 추종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카페 운영자는 "카페의 주소는 살인범 강호순에 대한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비에 기인한 사랑"이라며 "사회안전망과 범죄자의 인권에 대한 많은 논란을 가져왔던 이번 사건을 기억하자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말세다. 말세야..진짜 우리나가가 어떻게 돌아가려고 이러나 모르겠다", "사람이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카페를 만들고 그런 곳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냐..." 네티즌들의 반응에서도 황당함과 당혹스러움이 읽혀진다.
 
최근 강호순의 얼굴 공개 등으로 범죄자의 인권문제가 사회 이슈로 부각된 만큼 카페 개설자가 인권보호를 내세우며 펜카페를 만든 것 자체를 문제삼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카페의 주소와 닉네임을 살펴보면 단순히 연쇄살인범에 대한 인권을 걱정하는 수준을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카페 개설자가 진정 인권 문제때문에 이같은 카페를 개설했는지 의문이 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페 개설자가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을 떠올린다면 과연 그같은 주장을 펼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크고 작은 사회적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인터넷에는 반(反)여론적 행태를 일삼는 이들이 등장하곤 한다. 이들은 대개 여론에 반하는 행동을 통해 사회적으로 눈길과 관심을 끌어보려는 심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넷은 의견 개진도, 여론 형성도 매우 쉽고 간편하게 이뤄지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 후유증과 대가 또한 매우 크다.

열린 공간이라고 해서, 익명의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다고 해서 무책임한 주장을 마구잡이식으로 펼칠 수 있을까. 카페 개설자가 인터넷이 아닌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살인마를 지지한다면서 당당하게 이같은 일을 할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는 연쇄살인범의 인권을 논하기 전에 이번 사건의 중대성과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사회적 충격부터 먼저 숙고했어야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