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패키지딜' 투자금회수 힘들다" 기업 기피
석유公, 컨소시엄 잇단 무산.. 독자개발 불가피


정부가 지난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회간접자본(SOC)과 연계한 해외자원개발(패키지딜)이 삐걱거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패키지딜로 진행해 온 쿠르드 광구와 나이지리아 광구 개발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융 위기에 따른 보호주의 확산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
 
3일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석유공사는 이라크 쿠르드 지역 7개 광구개발과 SOC투자를 연계한 패키지딜을 단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쌍용건설, 현대건설 등 7개 건설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2조원에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컨소시업이 청산됐다. 이후 석유공사는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등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었지만 이 역시 실패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광구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리스크 해징 차원에서 통상적으로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사업비용은 공동부담한다"고 말했다. 결국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할 경우 석유공사가 사업 위험과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하는 것이다.
 
이처럼 컨소시엄 구성이 어려운 데에는 SOC참여시 투자금 회수에 수년이 걸리는 데다 금융위기와 내수 침체에 따른 건설사들의 유동성 문제가 깔려 있다.
 
지난해 2월 14일 석유공사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민간사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6월 본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민간사들이 SOC 공사 대금은 107억달러 가량을 조달하는 데 실패하면서 컨소시엄은 어그러졌다. 이후 석유공사는 한차례 더 컨소시엄 구성을 시도했으나 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당시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했으나 모든 은행에서 자금조달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김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패키지딜의 경우 선투자를 해야하는데 금융기관들이 투자수익률이 확실치 않은 사업에 선뜻 참여하기 어렵다"면서 "외국계 정유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결국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공사나 지식경제부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지 않으면 컨소시엄을 절대 구성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공사비 마련을 위한 기금 조성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조선업체와 해외자원개발업체 컨소시엄을 구성해 드릴십 등을 건조해주는 대신 유전 지분을 받는 현물거래 방식 등 기존 패키지딜과 다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달 나이지리아 정부로부터 광권개발 무효 통보를 받은 나이지리아 광구는 해당 국가 사정으로 패키지딜이 무산된 사례다. 석유공사를 비롯해 한국전력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SOC를 지어주는 대가로 인수금액 3억2300만달러 가운데 2억3100만달러 낮췄지만 나이니리아 정부에서 나머지 대금을 현찰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산시켰다는 설명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한국 컨소시엄이 서명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고 통보한 이후 인도 국영 석유회사인 ONGC 컨소시엄에 해당 광구 개발권을 넘겼다. 외신에 따르면 ONGC컨소시엄은 1월 6일부터 60일내에 서명보너스 4억8500만달러를 모두 지급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는 "나이지리아 광구 개발이 무산됐다고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며 다시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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