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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아쉬운' 주연-'빛났던' 조연…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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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주 요리는 심심하고 곁들인 음식은 놀랍도록 맛있는 식사 같았다.

'레딕스 십계' '노트르담 드 파리'와 함께 프랑스 3대 뮤지컬로 꼽힌다는 '로미오와 줄리엣'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이 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솔직한 감상은 전반적으로 너무 심심하다는 것. 주인공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강렬한 힘이 부족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널리 알려져 식상하기까지 한 셰익스피어의 원작에서 뮤지컬의 옷을 입고도 몇 발짝 나아가지 못한 느낌.

조연들의 연기력과 뮤지컬 넘버들은 깜짝 놀랄만큼 아름다웠지만 음악의 감동을 폭발시킬 종합적인 뮤지컬의 다양한 장치들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극 초반 캐플렛가와 몬테규가의 대립과 증오를 보여주는 붉은색과 푸른색의 단조로운 의상과 조명들은 이 뮤지컬이 내세우는 강렬함의 일부지만, 다양함과 유쾌함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것. 로미오(다미앙 사르그)와 줄리엣(조이 에스뗄)의 음색은 너무도 착하고 맑았지만 관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부족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순진한 음색은 둘이 앙상블을 이룰 때보다 각자 솔로로 노래할 때 더욱 돋보였으니 둘의 절절한 사랑에 몰입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조연들의 연기에는 관객들의 호응이 느껴졌다. 불우한 어린시절과 줄리엣에 대한 짝사랑으로 상처입은 티볼트(톰 로스)의 절규를 담은 곡 '내 탓이 아니야'(C'est Pas Ma Faute)와 줄리엣을 길러낸 유모가 줄리엣에 대한 애틋함을 담아 부른 노래 '그녀가 사랑에 빠졌네'(Et Volia Qu'elle Aime)가 바로 그것.

로미오의 '허당'스러운 사랑노래보다 티볼트의 숨겨진 짝사랑이 더욱 애절했으며 줄리엣이 아무리 노래해도 느껴지지 않았던 로미오에 대한 사랑이 줄리엣의 유모(이다 고르동)가 연기하자 눈물이 날 듯 와닿았다.

특히 어릴때부터 줄리엣을 지켜 본 유모가 사랑에 빠진 줄리엣을 대견해하고 둘의 사랑을 축복해주며 부르는 노래 '그녀가 사랑에 빠졌네'(Et Volia Qu'elle Aime) 부분에서는 무대장치 하나없이도 연기자의 역량이 빛났다.

아울러 이 뮤지컬에서 최고의 넘버로 꼽히는 '세상의 왕들'(Les Rois du Monde)은 로미오, 벤볼리오, 머큐시오와 코러스의 합창으로 역시나 관객들의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뮤지컬 넘버들은 멜로디 뿐 아니라 가사도 시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자막을 읽어 내려가는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이 주는 프랑스식의 심플한 진지함이 재치와 화려함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의 기대에는 약간 못미칠 것 같은 느낌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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