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차익에 세금 1.8% '불합리'
보유세 낸 만큼 양도세 깎아주기
특혜논란 해소, 조세저항도 줄여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주목받고 있다. 필자 역시 이 특별한 장치에 대한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부동산 세제에는 유난히 섬세하고 때론 기발하기까지 한 세부담 완화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오랜 기간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그중에도 단연 돋보이는 장치이다.
양도소득세는 1967년 박정희 정권에서 부동산 투기 방지와 불로소득 환수 목적으로 토지매각 양도차익에 50% 세율로 도입된 대표적 투기 억제 세제다. 하지만 이후 도입 취지가 흐려지며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의 대표적 단기 수단으로 전락했다.
1975년 물가 상승 보전 명목으로 도입된 양도소득특별공제는 1989년 도입된 장기보유특별공제와 1995년 하나로 통합되었다. 1가구 1주택 대상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은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15년 이상 보유 최대 45%로 확대했고, 이어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0년 이상 보유 최대 80%, 2011년 최대 80% 적용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파격적으로 확대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0년 이상 보유 최대 40%와 10년 이상 거주 최대 40%로 분리했으나 10년 이상이라는 기간과 이를 합친 최대 80%는 현재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구조와 명분을 살펴보면 문제가 금세 보인다. 1가구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현재 12억원인 고가주택 기준금액 초과 시 적용되고, 그 이하 매도가액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면제다. 횟수 제한도 없다. 1가구 1주택에 12억원 이하 주택이라면 몇 번이고 집을 사고팔며 얻은 양도차익은 모두 비과세라는 의미이다. 완화 장치는 하나 더 있다.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 대상 양도차익을 줄여주는 '과세비율'이다. 과세비율은 '(매도가-고가주택 기준금액)/매도가'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5억원에 매입해서 10년 실거주하고 20억원에 매도했다고 하자. 매도가격 20억원은 고가주택 기준인 12억원을 넘으므로 과세 대상이 된다. 양도차익은 15억원(20억원-5억원)이지만, 과세비율은 40%여서 과세 대상 양도차익은 6억원(15억원의 40%)이 된다.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 80%를 적용하면 4억8000만원(6억원의 80%)이 공제되어 양도소득금액은 1억2000만원으로 줄어든다.
15억원의 양도차익이 세금 산정 과정에서 1억2000만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최종 과세표준은 1억2000만원, 여기에 세율 35%와 누진공제 1544만원을 적용하면 양도소득세는 2656만원이 된다. 명목세율 35%는 언뜻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고가주택 기준금액 12억원과 장기보유특별공제의 '마법'으로 실효세율(양도차익 대비 양도소득세 비율)은 1.8%보다 작아진다. 실제로는 기본공제 250만원과 필요경비까지 제할 수 있어 더 내려간다.
고가주택인 12억원 이상 1가구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의 명분은 '현재 거주하는 집을 팔고 양도소득세를 내면 동일 조건의 다른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의 방지라지만, 이름 그대로 '고가주택'에 적용되는 점과 무주택자를 고려한 형평성 측면에서 과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거주와 상관없이 '보유'만으로도 최대 80%까지, 지금도 40%까지 공제하는 것은 그 명분과 거리가 한참 멀다.
눈여겨볼 부분은 또 있다. 다주택과 토지 및 건물에 대해서도 15년 이상 보유 시 최대 30% 공제하는 것이다. 이른바 물가 상승 보전의 명분이다. 그러나 부동산이 아닌 그 어떤 재화에 대해 이런 물가 상승 보전을 해주는가? 부동산 경기 부양과 가격 인상의 목적이 아니라면 설명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필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를 주장한다. 대신 1가구 1주택 실거주의 경우 거주기간 동안 납부한 부동산보유세를 이후 양도소득세 산정 시 최대 40% 상한으로 공제할 것을 제안한다. 부동산보유세를 연동하여 반영하면, 거주 연한에 따라 보유세 납부액이 누적돼 결과적으로 장기 거주에 대한 혜택으로 이어져 과도한 장기보유특별공제가 필요 없게 된다. 이렇게 개편하면 부동산보유세가 낮을 경우 이후 양도소득세가 늘어나고, 반대로 부동산보유세가 높더라도 이후 양도소득세가 줄어드는 구조를 통해 부동산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간의 세부담 균형이 유지되고 조세저항도 줄어들 수 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과 비슷한 12억원인 고가주택 기준금액도 현재 3억원 수준인 전국 중위 주택가격의 2배수 등으로 변경하고, 이를 1가구 1주택 기본공제로 전환하여 그 적용을 일생에 2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한 방안이다.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집중과 가격 상승이 전체 경제와 다음 세대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의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조세 형평성을 잣대로 부동산 세제 안에 있는 여러 불합리한 세부담 완화 장치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시점이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폐지와 부동산보유세의 양도소득세 연계는 합리적 조정의 한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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