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외 원유 대체 공급처 모색
계약 불이행 책임 문의 많아져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된 후 통상문제가 불거지자 국내 로펌들이 기업 니즈(needs)에 맞춰 자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들이 원유 수급 차질과 제재 리스크 대응에 나서면서, 과거 WTO 분쟁이나 FTA 해석 중심이던 통상 자문이 산업·정책·전략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일부 국내 정유사들과 석유화학 회사들은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 이후 베네수엘라산 혹은 러시아산 원유·정유제품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며 로펌을 찾고 있다. 중동산 원유와 정유제품 도입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해 대체 공급처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허용 범위와 거래 조건을 점검하려는 것이다. 로펌은 미국과 유럽의 대러·대베네수엘라 제재를 위반하지 않고 거래가 가능한지, 운송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중심으로 기업의 자문에 응하고 있다.

전쟁터는 ‘호르무즈’ 전략실은 ‘서울’… 로펌들 통상자문 영역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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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항력 조항 관련 문의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수입사들은 카타르 등 공급처가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면 공급 계약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로펌들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자문 요청을 받고 있다. 또한 물건을 공급받는 동시에 다른 거래처에 납품해야 하는 기업은 이번 사태를 이유로 스스로 불가항력을 주장하는 한편, 상대방의 같은 주장은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로펌은 운송 경로와 항로가 계약서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는지를 점검하고, 호르무즈 해협 운송이 명시된 경우 봉쇄가 면책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보험 리스크 역시 로펌 자문 수요가 집중되는 영역이다. 유조선이나 LNG 운반선은 막대한 물량을 운송하는 대형 선박인 만큼 사고 발생 시 손실 규모도 크다. 이에 로펌들은 국내 무역업체, 해운사, 선주들로부터 당장 운송이 중단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신규 계약 조건, 담보 범위, 특정 조항 해석 등을 둘러싼 문의를 수시로 받고 있다.

신동찬(사법연수원 26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기업들이 중동 외 지역으로 대체 원유 확보에 나서는 과정에서, 각 국가에 대한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제재 수위와 집행 방식이 달라 일률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며 "대체 공급국 관련 규제까지 함께 살피는 자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수입 차질 우려와 관련한 자문요청도 늘고 있다. 특히 로펌들은 정유·석유화학 업계로부터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 급등에 따른 공급 지연, 손해배상 책임, 계약 문구 재점검 등에 관한 검토 요청을 받고 있다.


HMM에서 사내변호사로 근무한 박윤정 법무법인 태평양 외국변호사는 "최근에는 원재료 수급 어려움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과 계약 불이행 책임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설·플랜트 업계는 향후 중동 재건 사업 발주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로펌에 관련 자문을 요청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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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연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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