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접수 마감 전 하루 33건 접수
한국·대만·일본·인도 등 각국 기업 가세
청문회장엔 상당수 미국 현지 기업만
미국 내 제조업 보호vs수입·유통업계 팽팽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의 의견 제출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현지 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관세 면제·예외를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등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유럽권 국가들까지 뛰어들며 현지 산업에 대한 악영향, 미국과의 협력 관계 등을 강조했다. 반면 미국 내 제조업체들은 청문회 참석을 요청하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강력한 관세 부과를 촉구했다.


14일 아시아경제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접수된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한 의견 제출 명단을 분석한 결과, 마감 시한(4월 15일 자정)이 임박해오면서 조사의 타깃이 된 아시아와 유럽 등 세계 곳곳의 기업들이 서면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USTR은 지난달 11일 무역법 301조 조사 착수를 공표했으며 15일 자정까지 의견을 접수한 뒤 5월5~8일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 제출, 공청회 참석 요청서를 각각 받고 있다.


의견서를 제출한 111곳(121건 중 중복 제외, 오후 1시 기준) 중 마감일을 이틀 앞둔 13일에만 33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이날 의견을 제출한 주체는 건설기계산업협회(한국), 기계공업협회(대만), 기계공업협회(독일), 기계·전기·금속 연맹(스위스), 가와사키 모터스(일본), 철강협회(인도) 등으로 국가와 분야가 다양했다. 앞서 USTR은 제조업 과잉 능력·과잉 생산과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 강제 노동 생산품 수입금지 조치 불이행 여부와 관련해 60개 경제권을 조사 대상으로 삼은 바 있다.

301조 대상국 의견 쇄도…글로벌 기업 "면제" vs 美제조업계 "강한 관세" 원본보기 아이콘

전체 신청 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산업 분야는 소비재(25건)였다. 다음으로는 화학·금속·플라스틱 등 소재·원자재 기업(16건)들이 의견을 제출했다. 또 기계·로보틱스·부품 장비 등 미국 진출이 활발한 제조업체(15건) 비중도 상당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관세 부과가 현지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태양광 인버터 기업 SMA솔라테크놀로지는 요청서에서 태양광 인버터에 대한 관세 제외를 요청하면서 "인버터 생산은 투기적 확장이 아니라, 실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과 시장 수요에 기반한 공학 집약적 산업"이라며 "따라서 유럽연합(EU)의 수출은 불공정 관행이 아닌 시장 기반의 무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주택용 태양광 시장에 부담을 주고 데이터센터 설비 비용을 높여 미국 기업의 전력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접수된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한 의견 제출 명단 일부. USTR 홈페이지 캡처.

14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접수된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한 의견 제출 명단 일부. USTR 홈페이지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일본의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가와사키 모터스(Kawasaki Motorcycles)는 미국 내 완제품 제조용 외국산 부품 관세에 대한 특별 관세 면제 코드 신설을 요청했다. 그 이유로는 미국 내에서 구할 수 없는 자본재에 관세를 매기는 것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꼽았다. 회사가 1200개 이상의 현지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는 현황도 강조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현지 기업들의 신청 비중(69건, 약 62%)이 높았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이는 각국 업체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찬성하는 미국 제조업체와 이를 반대하는 수입·유통업체의 의견이 혼재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초 청문회에서는 미국 내 업체들 간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미국 화학 기업인 캐보트 코퍼레이션(Cabot Corporation)은 요청서에서 인도산 '카본 블랙(Carbon Black, 탄화수소 분말 물질)'의 과잉 생산과 정부 보조금 문제를 지적하며, 미국 내 제조업 보호를 위해 강력한 관세 부과를 요청했다. 회사는 "카본 블랙은 자동차, 국방, 에너지, 전자 및 인프라 공급망에 필수적인 전략 물자"라며 "저가 인도산 수입품의 급증으로 인해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서면 요청과 달리 청문회에 참석을 요청한 주체 중 상당수가 미국 현지 거대 산업 협회들이었다. 이중 가장 비중이 높은 소재·금속·화학·철강 분야 협회들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타국 기업에 대한 선택적 관세 부과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알루미늄 협회(The Aluminum Association)는 공청회 참석 요청서에서 "301조 관세는 해당 국가의 '시장 경제 지위(Market Economy Status)'를 결정적 기준으로 삼아 선별적으로 적용되어야 함을 강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AD

반면 현지 수입·유통업체들은 관세 부과를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신발 유통 및 소매 협회(FDRA)는 참석 요청서에서 "지난해 대중국 고율 관세 이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등으로 생산 기지를 옮겼다"며 "관세는 미국 내 소규모 제조사들의 비용 부담만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