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이 오는 3분기(7~9월)에도 동결된다.
한국전력공사는 연료비조정단가를 직전 분기와 같은 ㎾h당 5원으로 유지하고,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다른 항목도 추가 조정 없이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여름철을 앞두고 냉방비 부담을 억제하는 동시에 재무 악화가 지속되는 한국전력의 수익구조를 일부 보전하려는 판단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은 최근의 단기 에너지가격 흐름을 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제도로 분기마다 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정부가 확정한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최대치인 +5원/㎾h로, 이미 2분기부터 적용 중인 단가가 그대로 유지된다. 한전은 앞서 실적연료비 변동분에 따라 조정단가를 산정한 뒤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으며, 정부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동결 방침을 확정했다.

올해 폭염 장기화로 '전기료 폭탄' 논란까지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검토에 나선 23일 서울 한 상가 건물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산정내역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실적연료비는 446.76원/㎏으로, 기준연료비 494.63원/㎏보다 낮아 이론상 조정단가는 -6.4원/㎾h 수준이었지만, 전기요금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력량요금의 미조정액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3분기에도 연료비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유지하라고 통보했다.
정부는 이번 결정 배경으로 한전의 재무 구조를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산업부는 "2025년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한전의 재무 상황과 미조정 요금 규모 등을 고려해 2분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할 것"이라며 "한전은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통보했다.
실제로 한전은 최근 몇 년간 연료비 인상분을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적자 폭이 누적돼 왔다. 2023년까지 누적된 미반영 연료비는 수조 원대에 이르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과 병행한 요금 정상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이번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 유지 또한 이러한 구조적 배경 위에서 결정됐다.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나머지 요금 항목도 이번 분기에는 조정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은 2022년 3분기 이후 13개 분기 연속으로 연료비조정단가 상한이 유지되고, 일반용 전기요금 기준으로는 9개 분기 연속 동결이 이어지게 됐다.
한전 관계자는 "생산원가에 기반해 조정 필요성이 있었지만, 여름철 전력 수요 증가로 국민 체감 부담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비용 절감 등 내부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