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 결의 후 주주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 하락
대선 이후 정책 수혜 기대로 반등
LS마린솔루션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당초 계획보다 자금 조달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마린솔루션은 구주 1주당 신주 0.625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2783억원을 조달한다. 주당 신주 발행 예정가는 1만4220원이고 총 1957만주를 발행한다.
신주 발행가는 다음달 30일 확정하고 8월4일부터 5일까지 이틀 동안 구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 공모를 거쳐 8월28일 신주를 상장한다.
LS마린솔루션은 조달한 자금으로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해 1만3000t급 해저케이블설치선(CLV)을 발주하기로 했다. 아시아, 유럽, 북미 등 해외 해상풍력 포설 시장에서 운용 효율성과 수주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8년부터 2030년 사이 대만 연안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서해안 전력 그리드망인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LS마린솔루션 최대주주인 LS전선이 미국 동부 지역에 건설 중인 해저케이블 공장의 설계·제작·설치 일괄(턴키)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했다. LS전선 미국 공장 준공 예정 시기가 2027년 상반기인 점을 고려해 선박 인도 목표 시점을 2028년 전후로 설정했다.
대규모 자금조달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으나 주주가치 희석 우려도 커졌다. 지난달 26일 이사회서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한 다음날 주가는 8% 가까이 하락했다. 1만8000원 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신주 발행 예정가보다 높다고는 하지만 구주주 대상 청약 결과를 낙관하기에는 불안한 수준이었다.
LS마린솔루션 주가는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4일부터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믹스' 전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 정부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추진하면서 해저케이블 관련 새로운 먹거리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함께 서해안 HVDC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HVDC는 기존 초고압교류송전(HVAC)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날 LS마린솔루션 주가는 2만8500원까지 올랐다. 증자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비 59.4%가량 올랐다. 발행가 상향 조정에 따른 조달 규모 확대 가능성이 생겼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선박 도입은 중장기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1만3000t급 CLV 도입 후에는 연간 약 1500억~2000억원의 신규 매출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장거리 프로젝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용량 송전 및 전송 손실 최소화를 위해 해저케이블 또한 대형화되는 추세"라며 "해저케이블 시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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