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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대차가 중동을 사로잡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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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강국 노리는 사우디
현대차, 브랜드 현지화 시험대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 현대자동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 부지. 오현길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 현대자동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 부지. 오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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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 제다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달리면 홍해 연안에 자리한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가 나온다. 2005년 사우디가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계획한 도시로, 드넓은 사막 한가운데 서울시 3분의 1에 달하는 185㎢ 부지에 공항·항만과 제조공장, 대학, 주거시설이 통째로 들어설 예정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국가 대개혁 구상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핵심축으로 떠올랐다. 2016년 4월 당시 갓 서른을 넘긴 왕세자는 '석유 이후'의 사우디를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그의 말은 현실이 되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은 '비전 2030'의 상징적인 분야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분 60%를 보유한 전기차 회사 '루시드(Lucid)'는 작년 KAEC에 첫 공장을 열었다. 고급 전기 세단 '에어'를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중형 SUV '어스'도 생산라인에 오른다. 사우디가 자국 브랜드로 키우는 '시어(Ceer)'도 BMW에서 기술을 들여와 자체 모델을 개발 중이다. 내년 KAEC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금껏 자동차 수입국이던 사우디는 중동의 모빌리티 강국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 시점에 현대차도 발을 들였다. PIF와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중동 최초의 생산거점을 착공했다. 하지만 진짜 도전은 이제부터다. 제조업 기반이 거의 없는 불모지에서 부품 공급망을 구성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 현장에 투입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런데도 현대차가 수출 위주에서 현지 생산으로 전략 방향을 튼 이유는 뭘까.


그 단서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서 엿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첫 순방지로 중동 3개국을 택했다. 트럼프는 빈 살만 왕세자를 "세계에 위대한 파트너들이 있지만, 그 누구도 이 신사만큼 강한 존재는 없다"며 치켜세웠다.

그 결과 AI 데이터센터, 방산 등 850조원(60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경제동반자 협정을 맺었다. 사우디의 강력한 위상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일머니'로만 불리는 국가를 넘어, 세계가 경쟁적으로 협력하려는 경제 파트너가 됐다.


아랍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한 손이 다른 손을 씻고, 두 손이 함께 얼굴을 씻는다." 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다. 우리만 이익을 얻으려 하면 오래갈 수 없다. 현대차가 사우디에 진심으로 기여하고 그들의 비전에 힘을 보탠다면 현대차를 '현지 브랜드'로 받아들일 것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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