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동향 5월호
수출 둔화 표현 추가
관세 전쟁 본격화로 대미 수출 감소
"KDI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정부가 우리 경제에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미국 관세 부과에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이 둔화했고,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그린북과 크게 다른 점은 없지만 ‘수출 둔화’의 표현이 새롭게 추가됐다. 정부는 ‘최근 경제 동향 3월호’에서는 ‘수출 증가세 둔화’로 표현했었지만, 수출이 소폭 반등하면서 4월호에서는 해당 표현을 넣지 않았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실적도 감소하게 되자 부정적인 표현을 수위를 높여 추가한 것이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관세 영향은 이미 나타나 대미 수출은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과장은 “4월 10일부터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했지만 90일 유예 조치가 있었고 미국 외 다른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늘어나 우려보다는 선방한 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4월 수출은 전년 동월과 비교할 때 3.7% 증가해 3년 연속 증가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0.7% 감소했다. 특히, 미국 수출은 관세 영향에 직격탄을 맞아 7%가량 줄었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을 이어가고 있다. 조 과장은 “1분기 성장률(-0.246%)가 안 좋은 수치가 나왔는데, 연간 성장률로 봤을 때 당초 전망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 압력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DI(한국개발연구원)의 경기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부연했다.
KDI는 지난 14일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대폭 끌어내렸다. 지난 2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 1.6%를 3개월 만에 절반으로 낮춘 것이다. 관세 인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 소비 심리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영향 등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봤다.
내수는 둔화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1분기 민간소비(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0.1% 감소했고, 3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다만 소비자심리는 소폭 개선됐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8을 기록해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4월 소매판매에서 카드승인액 개선과 소비자심리지수 개선은 긍정적 요인으로, 백화점 및 할인점 카드승인액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 카드승인액은 전년동월대비 13.2% 줄어 전달(-2.1%)보다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고 할인점 또한 8.2% 감소해 전달(+3.2%)보다 크게 꺾였다.
글로벌 경제와 관련해서 기재부는 미국 경제는 고용이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소비심리 하락이 지속되고 1분기에는 3년 만에 역성장(-0.3%, 연율 기준)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중국경제는 4월 소비자물가(-0.1%)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지원,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13조8000억원 규모의 필수 추경 신속 집행 등 통상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일자리와 건설 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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