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정보 등 털려…"280억원 요구받아"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내부자 매수로 인한 해킹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이날 미 규제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자사 시스템이 해킹당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해커가 지난 11일 고객 계정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알려왔다며 빼내 간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해커들이 회사에 2000만달러(약 280억원)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해킹당한 정보는 고객 이름, 주소, 전화번호와 계정 잔액 데이터 및 거래 내역, 운전면허증·여권과 같은 정부 발행 신분증 등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내부 문서를 포함한 일부 회사 데이터도 도난당했다며 해커들이 요구한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해커가 업무를 위해 우리 내부 시스템에 접근 권한이 있던 미국 외 지역의 여러 계약업체 직원 등을 매수해 이 정보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해킹으로 인한 복구 및 고객 보상과 관련된 비용으로 최대 4억달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기술 플랫폼 주모(Zumo)의 닉 존스 CEO는 "(가상화폐) 산업이 급속히 커지면서 악의를 가진 세력의 목표가 됐다"며 "이들은 점점 더 정교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등을 통해서도 보안을 우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코인베이스가 오는 19일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에 편입되기 직전에 발생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지난 13일 S&P500 편입 소식에 24% 폭등한 바 있으나 해킹 사건이 전해진 이날 전장 대비 7.2% 급락 마감했다.
한편 코인베이스가 과거 공시 자료에 사용자 수를 허위 기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 조사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돼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SEC는 코인베이스가 2021년 상장 당시 "1억 명 이상의 검증된 사용자가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해당 숫자가 부풀려진 것이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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