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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는 지금]사모펀드끼리 사고파는 '세컨더리 딜' 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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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어' DIG에어, 골드만→MBK→맥쿼리 손바뀜
베인캐피털 보유 클래시스엔 KKR, 칼라일 등 '눈독'
DIG에어·클래시스 3조~5조 규모 초대형 딜
국내 대기업은 돈 없고, 사모펀드엔 40조 '여유'
사모펀드 경험 쌓여 '기업가치 상승' 자신감

사모펀드(PEF)에서 PEF로 손 바뀜이 일어나는 이른바 '세컨더리 딜'이 점점 많아질 전망이다. DIG에어가스, 클래시스 , HPSP 등 수조 원 규모 초대형 매물이 속속 등장하면서 매수 여력이 있는 PEF만 입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국내 대기업들은 국내보다는 해외 인수합병(M&A)에 관심이 커진 탓도 있다. PEF들의 경영 능력도 향상되다 보니 '비싸게 사도,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도 큰 이유다.


[PE는 지금]사모펀드끼리 사고파는 '세컨더리 딜' 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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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대형 딜, 사모펀드끼리 거래할 듯

올해 M&A 시장 '최대어'로 예상되는 DIG에어가스(옛 대성산업가스)는 지난 10여년 사이 주인이 골드만삭스에서 MBK파트너스로, 그리고 다시 매쿼리자산운용으로 바뀐 역사가 있다. 매쿼리는 물밑에서 인수 후보들을 접촉하며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들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등 돈 많은 글로벌 PEF다. 매각 금액만 4조~5조원이 넘을 수 있다는 말이 들린다.

베인캐피털이 최근 진행한 미용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 예비입찰에도 KKR, 칼라일, 힐하우스캐피털 등 글로벌 PEF가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털은 2022년 클래시스 지분 61%를 6700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이 4조원이 넘기 때문에 매각대금도 3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조원대 매각이 예상되는 반도체 장비업체 HPSP도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PEF에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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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거래 20%는 세컨더리 딜

세컨더리 딜은 기존에 투자한 자산이나 주식 지분을 개인이나 기업이 아닌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거래 방식을 일컫는다.

벤처캐피털(VC)에서 세컨더리 딜은 흔한 사례다. 기업이 창업에서 시리즈A, 시리즈B, 시리즈C, 기업공개(IPO)까지 커 가는 동안 투자 주체도 액셀러레이터, 마이크로VC, VC, PEF와 자산운용사 등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투자자 간에 손 바뀜이 일어나야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국내 PEF 업계가 성숙해진 지난 10여년 동안 PEF 간의 세컨더리 딜도 활발해졌다. 지난해 자본시장연구원은 2011~2023년 PEF 회수 방식별 비중을 M&A 63.7%, 세컨더리 22.2%, 상환 8.0%, IPO 4.9% 순으로 추산했다.

PEF 간 세컨더리 딜의 대표적인 사례가 앞서 언급한 산업용 가스 회사 DIG에어가스다.

PEF들은 기업을 사고팔 때 현금흐름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의 중요 지표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활용한다. 산업용 가스의 경우 시장 성장세는 가파르지 않지만 산업 규모가 커갈수록 EBITDA가 좋아지고 결국 매각 가격이 올라간다는 매력이 있다.

2014년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은 DIG에어가스를 5000억원에 사들였다. 그리고 2017년 MBK파트너스에 1조8000억원에 팔았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매쿼리자산운용에 2조5000억원에 되팔았다. 그리고 다시 매쿼리가 올해 매물로 내놓은 DIG에어가스의 예상 매각가는 4조~5조원이 넘는다.

'그들만의 거래' 더 많아질 수밖에

PEF 간 세컨더리 딜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앞으로 수년간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먼저 매물로 나온 기업을 사 갈 수 있는 국내 대기업의 숫자가 줄었다. 세계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때문에 대기업들은 국내보다는 해외에 직접 공장을 세우거나 현지 기업 M&A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지금 같은 불황기에는 인수 여력이 있는 대기업도 별로 없다. 오히려 대기업들은 국내에 사업부를 내다 파는 '카브아웃' 딜에만 관심이 많다.


오랜 기간 지속된 저금리 여파로 국내외 PEF들의 여윳돈도 넘쳐나는 상황이다. 삼일PwC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드라이파우더(펀드 가운데 투자 미집행 금액)는 지난해 말 기준 2300조원이다. 국내에도 40조원 넘게 쌓여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에 조원 단위 대규모 거래를 할 수 있는 주체가 이제 PEF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다.

사모펀드 "더 비싸게 팔 자신감 높아"

국내 PEF들이 20여년간 경험치를 축적한 것도 세컨더리 딜을 활발하게 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일단 PEF들이 '돈 될 만한 물건을 잘 본다'는 신뢰가 생겼다.

H&Q코리아가 2013년에 사들인 잡코리아를 2021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9000억원에 매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전까지 대형 세컨더리 딜 매물은 DIG에어가스(산업 가스), 지오영(의약품유통) 등 제조업이나 유통업이 대부분이었다. 잡코리아의 경우 '전통 산업'과 전혀 다른 플랫폼 비즈니스로 투자 원금 대비 4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PEF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도 다채로워졌다.

어피니티는 잡코리아에 배달의 민족 최고기술책임자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한 후 대대적인 인공지능(AI) 투자를 단행했다. 오랜 기간 쌓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구직자 맞춤형 커리어 설계, AI 기반 인재 채용 서비스 등 'HR테크 기업'으로 변신시켰다.

2019년 프랙시스캐피털은 전자세금계산서 기업인 상장사 비즈니스온을 인수해 글로싸인(전자서명), 시프티(근태 및 인력관리) 등의 지분을 적극 인수했다. 지난해 프랙시스로부터 비즈니스온을 사들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상장 폐지 후 시프티를 다시 분리했다. 창업자 신승원 대표(지분율 25%) 독립 경영 체제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PEF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새로운 전략을 통해 비싸게 사더라도 나중에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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